미국장로교단은 한국에 기독교를 전파한 적도 있는 미국 최대의 장로교단으로, 3년 전인 2011년 동성애자가 성직에 임명될 수 있도록 ‘동성애자 안수 제한 조항’을 삭제했다.

지난 8월 221차 총회에서는 성직자들의 동성결혼 주례를 허가하고, 교단규례집에 명시된 결혼의 정의도 ‘한 남성과 한 여성’의 결합에서 ‘두 사람, 전통적으로는 한 남성과 한 여성’의 결합으로 바꿨다.

동성 간 결혼을 공식적으로 허용한 것이다.

이에 대한 장로교단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성서에서 동성애를 죄로 정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성서에는 동성애 외에도 정죄하는 죄들이 수도 없이 많다

특히 이혼 문제에 대해 예수는 “간음한 연고없이 이혼하는 것은 죄”라고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교회 안에서 예수의 말씀대로 ‘혼외정사 문제’가 없이도 “이혼한 장로 집사들이 많고, 미국의 경우 목사들도 많다.

그러니 성서를 근거로 ‘동성애를 정죄해야 한다’는 전제라면, 심지어 예수의 말씀까지 명확하게 기록으로 남아있는 이혼은 더 가열차게 정죄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 이혼에 대한 죄는 묻지 않는다.

‘이혼은 죄를 묻지 않으면서 동성애는 죄를 묻자’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 “내게도 가능성이 있는 죄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내게는 가능성이 없는 죄에 대해서 목소리는 높인다? 이건 정의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라는 것이다.

“성서 전반을 통해 흐르는 하나님의 성품은 자비”라며 “심지어 가나안 사람들을 전멸시키는 여호수아서 같은 성서에서도 자비와 공존의 신학을 중간중간 내비치고 있다”고 말한다.

복음의 기본은 “로마서 5장8절에 기록된 ‘우리가 아직 죄인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셨다’는 선포”이다.

애초 “‘완벽’과는 거리가 먼 인간을 하나님이 받아주시고 사랑하셨다는 것이 성서의 기본 메시지”라는 말이다.

동성애가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 따질 것도 없이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주는 것이 기독교인이 취할 자세라고 믿는다

성서도 결국 시대와 체제의 산물이다.

이혼에 대해 죄를 묻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인식됐던 시대가 있었고, 가부장적 체제가 무너지면 사회 전반이 무너진다고 생각했던 시대도 있었다.

하지만 인류는 구시대의 유물이 된 ‘합리’를 유지하기 위해 폭력까지 동원하던 체제에 맞서, 변화한 인식을 제안하고 논쟁하고 투쟁하면서 새로운 경계와 합리를 만들었다.

그것은 하나의 새로운 합리를 보편화하는 과정의 산물이고, 그런 과정을 통해 이뤄낸 인류의 소중한 진보이다.

장로교단은 성경 즉 ‘하나님의 말씀’을 시대와 체제의 산물로 인식한다.

즉 성경도 시대와 체제에 맞추어 지어낸 인류의 창작물의 하나라고 인식하는 전형적인 ‘자유주의 신학’의 주장이다.

과연 그럴까?

성경이 자유주의신학자들이 주장하는대로 인류의 창작물이고 고대문헌중의 하나라면 ‘하나님’은 어떤가?

그분도 인류가 상상속에서 고안해낸 하나의 창작물이신가?

만약 그렇다면 기독교 신앙은 그 뿌리가 무너진다.

있지도 않은 ‘하나님’을 열심히 믿는다고 하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가 나온다.

기독교의 핵심 진리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글자 그대로 ‘하나님께서 전능하신 능력으로 인류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 사실을 문자 그대로 믿고 고백하고 실천하는 것이 ‘근본주의 신앙’이다.

기본적으로 ‘자유주의 신학’ 진영은 ‘성경’을 문자 그대로 인정하지 않으며 시대에 따라 달리 해석하려 한다.

따라서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죄’에 대한 ‘정의’를 시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며 또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않는 것을 정당화한다.

또 ‘사랑의 하나님’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며 ‘공의의 하나님’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다.

이로 인해 교회에 죄악이 관영하여 세상 사람들의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반대로 ‘근본주의 신학’ 진영은 성경을 철저히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고 따르며 말씀대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며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거룩한 삶을 살려고 한다.

성경이 인류가 창작한 고대 문헌의 하나라고 인식하는 ‘자유주의 신학’ 진영과 반대로 성경은 ‘문자 그대로의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는 ‘근본주의 신학’ 진영은 같은 기독교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그 거리가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