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

꽃은 떨어지고(Flowers are falling away)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사람의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으니라. 풀은 마르고 그것의 꽃은 떨어지되” (벧전 1:24)
(For all flesh is as grass, and all the glory of man as the flower of grass. The grass withereth, and the flower thereof falleth away:) (1 Peter 1:24)

     사람은 살아간다. 그래서 인생(人生)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인생의 길에서 짐이 없는 사람이 없다. 인생의 무거운 짐들이 있다. 영혼의 짐도 육신의 짐도 있다. 영혼의 짐은 누구나 벗을 수 있다. 주님께 나아가 그 짐을 벗어 그분께 맡기면 된다(마 11:28; 요 8:32). 영혼의 짐을 지고 가는 사람들은 아직 복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에게는 복스러운 소식이 필요하다. 복음(福音)을 들려줘야 한다. 복음을 들려주는 것, 그것이 이미 영혼의 죄 짐을 벗은 거듭난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맡겨진 사명이다.

     천국 시민권자인 하나님의 자녀들도 정해진 기간은 이 땅에서 살아간다. 그러므로 영혼의 짐은 벗었지만 삶의 짐은 여전히 있다. 누구나 있다. 이 땅에서 사는 것 자체가 고생이며 슬픔이라하지 않았던가(욥 5:7; 시편 90:10).

     삶의 무거운 짐이 때로는 “맡김”과 “포기” 와 “내려놓음” 으로도 떨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삶의 짐의 무게를 느낄 때 어느 날 주님께서는 아름다운 창조물과 그 운행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셨다. 봄꽃이 피고 지는 어느 작은 공원에서 말씀을 통해 주님의 발걸음을 보고 싶었고 주님의 음성을 듣고 싶었다. 그 때 하늘에서 하얀 꽃잎들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점심시간에 잠시 짬을 내어 공원에 나와 점심을 먹는 두 여성이 있었다. 한 사람은 특이하게 도시락을 비벼서 먹고 있었다. 그 두 사람의 음식 위에는 밝은 봄 햇살과 함께 꽃잎이 떨어지고 있었다.

꽃은 떨어지고

사월의 한 가운데

한 작은 공원

꽃잎이 떨어져 흩날린다

한 작은 공원

사월의 한 가운데

두 여인이 나무의자에 도시락을 펼쳐놓았다

흰 밥에 얼핏 초록 열무, 또 붉은 고추장이 보인다

김밥도 있고 도넛도 있는데

공원에서 밥을 비며먹을 셈인가?

아니겠지

찾아온 봄을 그냥 보내기가 두려워

떨어지는 꽃잎과 비벼 먹으려는 게지

사방이 닫혀있는 공간에서 잠시 벗어난 것이

지하 감옥에서 영원히 탈출한 것처럼

그들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 그렇게 살고 싶은 게지

인생은

돋아나고 마르는 풀

피고 지는 꽃이라 하지 않았던가 1)

풀과 같은 인생

꽃과 같은 인생

삶이 무료한 자에게는 길고

삶에 의미가 있는 자에게는 짧다

세월에 대해 잔인해지자

시간에 대해 비정해지자 2)

짧은 인생에서

또 작은 조각 하나를 비정하게 떼어내서

가는 세월에 실어 보내자

영원의 어느 시간이 되면 그것이 다시 돌아오도록 3)

하늘에 달려있는 꽃잎

춤추며 내려오는 꽃잎

땅에서 바람을 안고 뒹구는 꽃잎

그 꽃잎들로 눈부신

이 봄

사월의 한 가운데

오늘도

하늘을 바라보며

내 인생의 작은 빵 조각을 떼어 물에 던져 보낸다

세월의 물에 실어 보낸 그 조각은

여러 날 후에 다시 돌아오리 4)

올 봄에도

꽃이 피고 꽃이 진다

봄과 함께

내 인생이 지나 간다

꽃잎과 함께

내 인생이 흐르고 있다 5)

사월의 한 가운데

한 작은 공원
 

마음에 점을 찍는 밥그릇은 비워졌고


꽃은 떨어지고 ...

두 여인의 발밑에는

어느새

꽃잎이 수북이 쌓여있다

1) 시편 103:15; 이사야서 40:6-7; 벧전 1:24

2) 에베소서 5:16; 골로새서 4:5

3) 전도서 11:1b

4) 마태복음 25:21, 23; 누가복음 12:35-37

5) 시편 39:4-5; 시편 90:12

(2012. 4. 19)  
   
(Boy Shepherd Dav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