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

제목: 복음의 능력

"이는 우리의 복음이 말로만 너희에게 이르지 아니하고 권능과 성령님과 큰 확신으로 이르렀기 때문이니 우리가 너희를 위해 너희 가운데서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는 너희가 아는 바와 같으니라."(For our gospel came not unto you in word only, but also in power, and in the Holy Ghost, and in much assurance; as ye know what manner of men we were among you for your sake.") (살전 1:5)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진리가 절대적인 것으로 여겨지지 않고 상대적인 것으로 취급되어 진리가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 시대이다. 물론 이런 풍조는 새로운 것이 아니고 인류의 역사의 시발점인 에덴 동산에서부터 계속되어 온 오래 된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진리를 모르고 또 인정하지도 않는 현 세상에서 진리를 상대적으로 취급하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문제는 진리를 알고 부르짖고 진리에 의해 살아가야 하는 소위 기독교계 안에서 진리에 대한 상대적인 생각들이 널리 퍼져있다는 점이다.
   제한적인 피조물인 사람 편에서 '복음의 능력'에 대한 해석이나 적용은 반드시 하나일 수는 없겠지만 전능하신 하나님의 입장에서 진리는 항상 하나일 수밖에 없다. 진리가 하나가 아니고 여러 개가 진리가 될 수 있다면 우리의 믿음은 그 기초가 무너진다. 하나님은 한 하나님이시며 그분의 입에서 나온 말씀은 하나이기 때문이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 (요 14:6). 길들(ways)이 아니라 그 길(the way)이고, 진리들(truths)이 아니라 그 진리(the truth)이며, 생명들(lives)이 아니고, 그 생명(the life)이다.

   그리스도도 한 분이시고 그 분의 진리도 하나이면 그분의 말씀을 기록한 성경도 서로 다른 여러 개가 될 수 없다. 유사 성경은 많지만 바른 성경은 하나이다. 그러면 그 성경이 계시하는 복음도 하나이다. '또 다른 바른 복음'은 없다(갈 1장). '그 복음'(the gospel)은 옛 부터 "성도들에게 단 번에 전해져 온 믿음"(유 3) 곧 '그 믿음'(the faith)을 근거로 한다. 영적으로 어지러운 요즈음 세상에는 복음이 다양하다. '그 복음'이 아니라 '복음들'이 많이 있다. '절대적인 복음'은 점점 줄어들고 '상대적인 복음'이 넘친다. '그 믿음'이 아니라 다양한 상대적인 '믿음들'도 많다(*개인의 영적 경험이나 신앙의 성숙도의 차이에서 오는 믿음은 다양 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그러한 믿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출처가 서로 다른 믿음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에게서 나지 아니하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로 말미암은 '그 복음'을 말한다. 갈 1:11-12)

   사도 바울은 사랑하는 데살로니가교회 성도들에게 진정한 복음이 무엇인가를 설명할 때 피상적인 정의를 버리고 본질적인 면에서 설명하고 있다. 아니 이것은 설명한다기 보다는  선언하는 것이다. 복음은 말(word)이라는 수단으로 전해지지만 듣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단순히 말, 단어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무엇이 일어난다. 이것은 일종의 영적인 신비이다. 사람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영적인 것이기 때문에 사람의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느끼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일어나는 영적 현상이다.
   복음은 사람의 입을 통해 혹은 눈을 통해 읽을 때는 말, 단어로 다가오지만 진정한 믿음과 연합을 하면 영적인 놀라운 열매가 나타난다. 외부에서 말[하나님의 말씀, 성경기록]이 나에게 다가왔지만 나의 마음속에서 믿음과 연합하면 "권능"(능력, power)이 생기고 "성령님"(the Holy Ghost)이 오셔서 거룩한 집 곧 성전으로 삼으시고 또 믿은 사람의 마음속에 "큰 확신"(much assurance)이 자리 잡게 된다. 이것이 성경이 제시하는 바른 복음이다. 이것이 주님께서 사도 바울을 통해 말씀하신 살아있는 복음이다. 말로만 이르고 능력이 나타나지 않는 복음은 죽은 복음이며, 복음을 듣는 사람을 성령님이 거하시는 거룩한 전이 되게하지 않는 복음은 생명의 복음이 아니다. 적든 크든 복음으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사람은 구원받은 사람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 있는 '확신'은 제일 마지막으로 고려되는 요소이다. 능력이 생기고 성령님이 거하게 되신 뒤에는 개인적인 확신을 갖게 되는 데 변하지 않는 성경말씀의 약속을 알면 알수록, 믿으면 믿을수록 그 확신은 점점 커진다(*“큰 확신”은 영어로 much assurance로 ‘많은 확신’ 곧 ‘증가하는 확신’을 말한다.). 자신은 기독교인임을 말하고 확신도 있다고 말하지만 복음의 능력이 나타나지 않으면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복음에 관한한, 믿음에 관한한 이것이 유일한 ‘그 진리’(the truth)이다. 복음인데 말로만 끝나고 복음의 능력도 없고 거룩한 하나님의 영께서 거하시는 거룩한 집이 되지 않는 복음은 성경에서 말하는 '그 복음'이 아니다. 말로만 끝나는 복음은 갈라디아 교회에 경고로 알려주었던 '믿음위에 율법의 행위를 더해야 구원받는다'는 '다른 복음'과 같은 또 하나의 다른복음의 일종일 뿐이다.   

   분명히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복음은 본질이 있다. 겉모양만 있는 것이 아니다. 겉모양 안에 분명히 본질이 들어있는 것이 생명의 복음이다. 만약 누가 죄를, 불의를, 그리고 육신을 따르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되풀이 하면 그 사람은 자신의 영적 상태를 점검해보아야 한다(고후 13:5). 아무리 세상적으로 인정을 받고 이름이 알려지고 오랫동안 하나님의 일을 한 사람이라도 옛 사람의 행동을 반복적으로 되풀이 하고 복음에 의해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사람은 헛된 믿음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cf. 고전 15:2). 헛된 믿음은 한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하므로 경건한 겉모양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죄 속에서 사는 구원받지 못한 상태에 머물게 한다(딤후 3:5; 요일 3:6-10). 어떤 사람은 자신의 명예, 자신의 이름을 내세우는 일에는 열정적이지만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는 자신의 명예을 결코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당연히 복음의 능력 곧 성령의 열매(갈 5:22-23; 엡 5:9)를 드러내야 함에도 오히려 변화되지 않은 옛 어둠의 열매를 계속 드러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은 다시 갈보리 언덕의 십자가 밑으로 가보아야 한다.
   진리를 모르는 세상 사람들은 차치하고 성경을 알고 성경을 전하는 사람들 중에서 이런 부분에 의구심을 갖게 하는 사람들이 우리들 주위에 적지 않다. 일반 교인들도 있지만 영적인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느 사람이 목사나 장로, 신부 같은 소위 '성직자'도 구원을 받지 못할 수 있는가? 라고 심각한 표정으로 물은 적이 있었다. 슬픈 일이지만 답은 예스다. 성경기록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말은 늘 능숙하지만 믿기 전과 믿은 후에 행동의 변화가 없다. 신앙고백은 있지만 삶의 변화, 신앙의 실천은 없다. 믿기 전의 행습을 믿은 뒤에도 여전히 되풀이 한다. 바른 성경을 소리 높여 말하지만 그 성경이 가르치는 것은 따르지 않는다. 성경표지의 타이틀은 강조하지만 그 성경 안에 담겨있는 내용은 중요시 여기지 않는다. 주의(~ism), 체계(system)는 있지만 그 것들이 담고 있는 참다운 내용은 없다.
   이런 사람들의 영적 신분의 진위를 분별하기는 쉽지 않다. 분별이 어려운 점은 그들이 늘 성경을 이야기하고 무슨 일이든지 하나님의 이름을 내 세우기 때문이다. 진정한 영적인 상태는 오직 주 하나님께서 판정하시겠지만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 할 수 있으면 지혜롭게 분리해야 한다(살후 3:6).

   하나님은 전능하시고 실수가 없으신 분이다. 누군가 복음을 받았는데 삶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 실수하셨던지 아니면 자신이 착각하고 있던지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하나님의 복음은 두 개가 아니다. 하나님의 진리는 두 개가 아니다. 예수님께서 바른 진리, 그 진리(the truth)에 대하여 말씀하실 때 세상권세가 영원한 진리보다 더 중요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보다 주위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 더 중요했던 빌라도는 ‘그 진리’(the faith)에 대해서는 무지하였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이런 목적으로 태어났으며 이런 까닭으로 세상에 왔나니 곧 나는 진리[the truth, ‘그 진리’]에 대하여 증언하려 하노라. [그] 진리에 속한 자마다 내 음성을 듣느니라, 하시매 / 빌라도가 그분께 이르되, 진리가 무엇이냐? 하더라 ...”(요 18:37-38)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오고 있다.
오는 봄이 복음 안에서 아름다운 봄날이 되기 위해 반드시 나 스스로 자문해야 할 질문이 있다.

♠ 내가 가지고 있는 복음은 어떤 복음인가? 능력과 성령님과 큰 확신에 이른 복음인가? 아니면 능력이 없는 이름만의 복음인가? 나도 빌라도처럼 ‘그 진리’에 무지한 것은 아닌가?  

주님의 은혜와 평강이 넘치시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