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의 십일조와 신약의 비례정기헌금

I. <머리말>

    사실 말하기도 불편하고 또 듣기에도 불편한 민감한 주제가 돈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물질 문제는 가정, 사회, 직장, 어느 조직, 어느 단체에서도, 또 어느 경우에서도 결코 편안한 주제가 아니다. 심지어 물질문제는 부부사이, 부모와 자식 사이, 형제사이도 예외 없이 불편한 관계를 만드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주님의 교회 안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비록 신앙생활에서 물질은 다루기 어려운 주제라도, 진정한 성경신자라면 성경말씀이 가르치는 진리를 그대로 믿고 그대로 전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에 다루기는 어려워도 회피할 수 없는 주제라면 하나님께서는 성경말씀을 통해 이 주제에 대해 어떻게 말씀하고 계시는가를 정직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좌로나 우로나 주관적으로 치우치지 않고(신 5:32-33; 잠 4:27), 냉정하고 정직하게 구약의 십일조와 신약의 드림[헌물, 헌금]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이른바 십일조를 신약교회에 적용해야 하느냐 하지 말아야 하느냐에 대해 첨예한 찬, 반의 주장이 있다. 보편적으로 일반 기독교계에서는 십일조를 강조한다. 대부분의 ‘기독교회’들이 율법적인 십일조를 주장하고 또 교인들은 그런 식으로 십일조를 이해하고 실행한다. 그 결과로 적지 않은 신자들이 하나님께 드림을 구약의 율법적인 십일조로 적용하여 감사와 기쁨으로 하지 않고 종교적인 의무감과 미신적인 불안과 두려움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또 이와 반대로 십일조에 관해 지나치게 균형 잃은 자유주의적인(?) 주장을 하는 설교자와 신자들도 있다. 특히 구약의 십일조를 반대하는 설교자들 중에는 전에는 십일조가 하나님의 가르침이라고 주장하였다가 이제는 입장을 바꾼 사람들도 있다. 성경의 진리를 따르기 위해 자기 신앙양심으로 바꾼 것이라면 존중해야겠지만, 자신의 상황에 맞춘 변신을 합리화하는 것이거나 혹은 사람들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십일조를 반대하는 것이라면 위선적인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십일조에 대해 찬, 반 어느 편에 있든지 하나님께 드림(giving, offering)은 개인이 자신의 신앙 양심에 따라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는 점이다. 누가 누구를 간섭하거나 강요할 수 없는 순수하게 개인적인 문제로 남겨두어야 할 주제이다. 적지 않은 교회들이 소위 하나님의 축복과 연결하여 헌금자 명단과 심지어는 헌금액수까지  발표하고 독려하는 것은 이 시대 기독교가 고쳐야 할 비성경적이며 심지어 반인격적인 나쁜 행습들 중의 하나이다.  

II. <십일조에 대한 논쟁>

십일조에 대한 찬, 반 쟁점은 대략 다음의 두,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십일조는 유대인들에게 주어진 율법으로 은혜 아래 사는 신약 신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위와 같은 주장은 성경적으로 정확한 주장이 아니다. 십일조(tithe)의 역사는 유대인들의 율법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고 율법이전부터 시작된 것이다. 성경 창세기는 십일조의 첫 역사와 유래를 성경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모세의 기록에 의하면 유대인들을 위해 율법이 제정되기 훨씬 전인 약 500년 전에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아브라함이 전쟁에서 얻은 소득의 십의 일을 살렘 왕 멜기세덱에게 드렸다(창 14:18-20). 신약성경의 계시에 의하면 여기서 살렘왕 멜기세덱은 죄인들을 위해 멜기세덱의 계통에 따라 영원한 대제사장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형이 된 인물이다(히 5:6, 10-11, 6:20, 7:1-11, 17, 21; 시 110:4). 중요한 것은 아브라함이 먼저 십일조를 드린 것이 아니라 멜기세덱이 빵과 포도즙을 가지고 먼저 전장(戰場)에서 돌아오는 아브라함에게 나아와 아브라함을 축복하였다는 점이다. 멜기세덱이 누구이며 그가 가지고 온 빵과 포도즙은 무엇을 의미하며 아브라함이 멜기세덱의 축복을 받은 뒤에 멜기세덱에게 십의 일을 드린 것은 신약시대의 은혜의 복음과 그 복음의 능력이 어떠한 것인지를 잘 설명해주는 내용이다. 곧 십일조에 대한 성경의 첫 사례는 십의 일을 드리는 것이 종교의 율법적인 행위가 아니고 은혜의 복음과 연결되어 시작되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성경에서 두 번째 사례는 야곱과 관련되어 있다. 형 에서의 살해 위협에서 벗어나 도망하던 야곱은 하나님께 일종의 서원기도를 하는데 여기에서 십일조를 언급하고 있다(창 28:20-22). (*물론 야곱이 자신의 서원기도를 십일조와 연결시킨 행위를 신약성도들은 지지할 수 없다. 그러나 그가 십일조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 후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민족에게 율법이 도입되었을 때 이 율법에 십일조도 포함되었다(레 27:30).

    한 마디로 십일조는 단순한 율법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율법이 도입되기 전 수 백 년 전부터 아브라함에 의해 시작되었고, 아브라함의 손자 야곱에 의해 시행되었으며, 모세에 의해 확정되어 이스라엘의 율법에 포함되었고, 말라기 대언자는 십일조에 대해 경고하였으며(말 3:10), 대언자 느헤미야는 유다의 바빌론 포수로 인해 중단되었던 십일조를 부활시켰고(느 10:38), 우리의 주님께서는 공생애 기간 중에 십일조를 인정하셨으며 그것을 명령하셨다(마 23:23). 또 은혜의 사도, 이방인의 사도로 불리는 사도 바울도 구약의 말씀을 인용하여 십일조 제도의 정신과 원리를 고린도교회에게 가르쳤고(신 25:4 →고전 9:7-14), 또 지역교회인 고린도교회의 성도들에게 구약 십일조의 신약의 형태인 비례정기헌금에 대한 지침을 명령으로 주었다(고전 16:1-2). 그러므로 십일조가 율법이라고 반대하는 것은 성경적인 지지를 받을 수 없다.

둘째로, 마태복음 23장 23절과 관련된 주장이다.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을 지어다! 너희가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는 바치되 율법의 더 중대한 문제인 공의와 긍휼과 믿음은 무시하였도다. 너희가 마땅히 이것들을 행하였어야 하거니와 다른 것도 행하지 않은 채 내버려 두지 말아야 하느니라.”(마 23:23)

   이 말씀은 주님께서 유대의 전통 종교인들인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의 위선적인 종교행태 특히 그들이 자랑하는 십일조에 관련하여 책망을 하신 내용이다. 이 말씀에 대하여 십일조를 반대하는 사람들 중의 어떤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마 23:23은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기 전 율법이 살아있는 때에 하신 말씀이기 때문에 십자가 이후에는 해당되지 않는 말씀으로 신약시대의 교회에는 효력이 없다.’

    이러한 주장은 참으로 주의 깊지 못한 매우 주관적인 논리이다. 이 주장은 주님께서 십자가에 박히시기 전에 공생애 기간 이루신 것은 모두 율법아래 있다는 논리와 같다. 그러한 논리라면 공생애 기간 중에 주님으로부터 구원받은 사람들은 주님께서 아직 십자가에서 죽으시지 않았기 때문에 그 구원은 효력이 없다. 단순히 십자가 사건 이전인가, 이후인가라는 관점이라면 너무 왜곡된 주장이다. 예수님께서 분명 삭개오와 그의 집을 향하여 선포하신 말씀은 십자가 이전이기 때문에 무효인가?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그도 아브라함의 자손인즉 이 날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도다. 사람의 아들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러 왔느니라.”(눅 19:9-10).

주님과 함께 못 박혔던 십자가의 강도는 어떠한가?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진실로 내가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시니라.” (눅 23:43).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혀 유대인들에 의해 예수님 앞으로 끌려온 여자에 대한 주님의 선언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 예수님께서 그녀에게 이르시되,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 하시니라.”(요 8:11).

또 주님께서 베풀어주신 사랑이 너무 고맙고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면서 향유로 주님의 발을 씻은 죄인인 여자의 구원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여자에게 이르시되, 네 죄들을 용서받았느니라, 하시니, 그분과 함께 음식 앞에 앉은 자들이 속으로 말하기 시작하여 이르되, 이 사람이 누구이기에 죄들도 용서하는가? 하더라. 그분께서 그 여자에게 이르시되,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하시니라”(눅 7:48-50).

   성전보고에 두 렙 돈의 예물을 넣는 과부를 지켜보시던 주님께서 하신 말씀을 깊이 묵상할 필요가 있다(눅 21:1-4; 막 12:41-44). 주님께서 어떻게 말씀하셨는가? 십자가 사건 전에는 여전히 율법아래 있었기 때문에 십일조에 관한 주님의 말씀이 지금 우리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 말씀을 잘 설명해야 한다. 주님께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성전 보고에 예물을 드리는 것을 율법의 행위라고 부정하셨는가? 아니면 과부여인의 예물 드리는 행동을 칭찬하셨는가? 만약 위와 같은 논리라면 성전이신 주님께서는(요 2:19-21)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성전의 성전고에 돈을 넣은 가난한 과부에게 그런 행동은 율법이므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알려주셨어야 했다.

셋째로, 십일조(十日條)는 ‘명칭적으로도 성전운영을 위해 유대인들에게 부과한 세금이므로 신약시대의 그리스도인은 교회에 세금을 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십일조의 명칭이 성경적이냐 아니냐에 대한 논의는 접어두고라도(만약 비성경적인 용어라고 결론이 나서 그 명칭을 고친다 해도), 거기에 담겨있는 성격과 하나님께서 세우신 원리는 변하지 않는다. 그 성격과 원리를 이해하지 않으면 십일조에 대한 논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킹제임스 성경(KJB)에 기록된 tithe(s), tithing을 십일조로 부르든지 십의 일로 부르든지, 또 영어를 차입하여 음역하여 우리말도 그대로 타이드, 타이딩으로 부르든 그 명칭에 상관없이 거기에 담겨있는 목적과 원리가 있다.

III. <십일조의 성격과 십일조 제도의 원리>

    첫 번째, 영적인 목적으로, 십일조 곧 소득의 십의 일은 모든 만물이 주님의 것이라는 것과, 모든 소유는 하나님의 것이라는 것의 상징(象徵, a symbol)이며 그 사실을 상기시켜주는 하나님의 표지(標識, a mark)라고 할 수 있다(레 27:30).

    십일조는 에덴동산 중앙에 있었던 ‘선악 지식의 나무’(the tree of knowledge of good and evil, 창 2:9)와 같은 상징성이 있다. 첫 사람 아담과 이브에게 선악 지식나무의 열매는 그 자체에 신비한 능력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자신들을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의 임재와 변할 수 없는 하나님의 말씀의 상징으로 거기에 있었다. 그들은 그 나무를 바라볼 때 마다 자신들은 하나님의 피조물이며 하나님이 자신들의 창조주이시며 주인이심을 상기해야만 했다. 이와 같이 십일조제도는 하나님의 선민 이스라엘에게는 절기(“주의 명절”), 안식일제도, 이방인들과의 분리규례 등과 같이 자신들을 택하여 주신 하나님의 살아계심의 상징이요, 그분의 말씀을 잊지 않고 상기할 수 있는 표지중의 하나였다(cf. 출 20:2, 11; 신 5:6, 15; 레 22:31~23:1-2 ...). 심지어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주신 의복에 관한 규정에도 그것을 접할 때 마다 하나님의 모든 명령을 기억하게 하는 표지의 기능을 담아주셨다(민 15:38-40).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 십일조 제도를 통해 이스라엘 자손들이 하나님을 인정하고 경외(敬畏)하는 법을 배우기를 원하신 것처럼(신 15:22-23), 지금 신약시대에도 그 명칭을 십일조라고 하든 비례정기헌금라고 하든 또 다른 이름으로 부르든지 이스라엘의 하나님과 동일하신 신약교회의 하나님께서 피로 값 주고 사신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이 물질 신 맘몬이 지배하는 이 세상을 살아갈 때 거룩하신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을 상기하게 하는 표지(reminder)이며 동시에 모든 것이 하나님 것이라는 개인 신앙고백의 아름다운 표현이 되는 것이다(cf. 대상 27:12-16; 욥 1:21).

    두 번째로는, 실용적인 목적을 살펴볼 수 있다. 모세이후 이스라엘에게 십일조는 율법으로 편입되었다. 수많은 율법 중에서 십일조는 제사장제도와 성전운영 곧 선민인 이스라엘 민족의 존속에 필수적인 제도가 되었다.

    십일조는 단순 헌금종류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기 위해 세우신 하나의 영적인 제도다. 넓은 의미로는 하나님께서 선민 이스라엘 민족의 존속과 성전사역을 위해 만드신 제도이고, 좁은 의미로는 상속재산이 없는 레위지파 존속을 위한 제도가 되었다. 이 제도를 통해 레위지파를 뺀 11지파가 각각 10분의 1을 모아 제사장 아론을 비롯한 레위지파에게 주면 땅을 상속받지 못한 레위지파도 최소한 다른 지파와 같은 수준의 소득을 갖고 성전사역에 전념하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내 것”이라고 하신 레위인들(민 1:47-51, 3:11-13, 45, 8:14)의 임무는 회중의 성막에서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이스라엘 자손의 속죄를 위한 일을 전담하는 것이었다(민 8:10-11,18-19, 22). 당연히 레위인들은 땅의 몫이나 상속재산이 없었고, 오직 하나님 자신이 상속재산이 되었다(민 18:20-24; 신 10:8-9, 12:12). 그러한 이유로 하나님께서는 다른 지파들에게 레위인들을 지원하고 저버리지 말라고 명령하신 것이다(신 12:17-19, 14:27-29).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이 명령을 따르지 않았을 때 곧 십일조 제도가 실행되지 않았을 때 이스라엘 민족의 존속에 필수적인 제사장제도와 성전운영이 중단되어 이스라엘의 정체성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cf. 느 13:10). 이러한 배경 때문에 모세의 율법에는 레위인 제사장을 위한 지원법 곧 제사 헌물의 일부를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주어야 하는 법이 제정 운영된 것이다(레 2:3, 10 “그 음식헌물의 남은 것은 아론과 그의 아들들의 것이 될지니”, 7:6-10, 14, 28-34, 10:12-15, 27:21; 민 3:48, 5:9, 18:9, 12, 21; 신 18:3; 왕하 12:16).

    세 번째로는, 실천적인 면을 살펴볼 수 있다. 10의 1은 수확물로 말하면 첫 열매를 말한다(잠 3:9). 가장 좋은 것을 구별하여 하나님께 드린다는 의미이다. 또한 만약 그리스도인들이 십일조제도를 만드신 분이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십일조(tithes)와 헌물(offerings)은 같은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말 3:8). 비례정기헌금[십의 일]이나 일반 헌물이나 모두 하나님께 대한 감사가 기초가 되어야 하지만, 비례정기헌금은 그 제도의 성격상 그리스도인들의 순종하는 마음이 요구되고, 헌물은 자원하는 마음이 필요하다(출 33:5, 21-22, 29, 36:3 / 스 1:4, 3:5, 7:16, 8:28).

IV. <십일조[비례정기]헌금을 드리는 방법>

    사도 바울이 드림[모금]에 대하여 고린도 교회에게 지시한 내용은 다른 지역교회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고린도교회에 새롭게 지시한 것이 아니라 이미 갈라디아 지방에 흩어져 있는 다수의 교회들에게 지시한 내용이다(고전 16:1). 그러면 신약교회의 신자들은 십일조헌금을 어떻게 드려야 하는가?

“이제 성도들을 위한 모금에 관하여는 내가 갈라디아의 교회들에게 지시한 바와 같이 너희도 그렇게 하라. 주의 첫날에 너희 각 사람이 하나님께서 형통하게 하신 대로 자기 곁에 모아 두어 내가 갈 때에 모으는 일이 없게 하라.”(고전 16:1-2).

    문자 그대로 비례정기헌금의 성격이 되어야 한다. “주의 첫날에”는 정기적인 성격을 말하고, 또 히브리서(7장) 외의 다른 신약의 서신서에는 구약처럼 십의 일이라는 용어는 없지만 분명히 “하나님께서 형통하게 하신대로”(as God hath prospered him, 고전 16:2)라는 말씀은 비례적인 성격을 말한다. 10의 1이든 10의 2이든 비례적인 헌금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율법의 기준인 10의 1이 최저가 되는 이유가 있다. 비록 이 신약시대에는 이스라엘의 십일조제도는 아니지만, 하나님께서 상속유산이 없는 레위지파의 존립을 위해 세우신 그 제도의 원리와 정신은 변함없이 신약시대에도 유효하다. 구약에서 제정된 이 제도의 원리와 정신을 신약의 지역교회인 고린도교회에 그대로 가르쳐준 사람이 바로 사도 바울이다(고전 9:7-14). 하나님은 혼란의 창시자가 아니라, 화평 곧 질서의 창시자이시다(고전 14:33). 주님의 교회는 하나님의 속성을 잘 드러내야 한다. 주님이 질서의 하나님이시라면 그분의 교회도 혼란이 아닌 질서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주님의 교회가 맡은 사역을 질서 있고, 세상에 좋은 간증을 세워 수행하려면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비례정기드림[십일조]제도가 그 중의 하나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과 계획가운데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질서 있고 규모 있는 복음 사역을 추진하려면 제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질서의 하나님께서 선민 이스라엘의 존속을 위해 십일조제도를, 신약에서는 재정적인 면에서 주님 교회의 유지와 운영을 위해 십일조제도와 같은 비례정기헌금제도를 세우신 것이다. 이 정신과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교회를 위해 하나님께서 세우신 최소한의 제도에 충실하지 않으면 반드시 부정적인 열매가 맺어진다. 하나님의 제도에 신실한 대신 인간의 감정과 의지에 따라 드리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드리는 대신 나 자신의 육신의 뜻에 따라 드리면 절대 질서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자신의 감정과 판단은 수시로 바뀌고 높낮이도 크게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하나님께 드림도 일관되고 질서 있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롤러 코스트처럼 오르내려, 결국은 주님의 교회가 안정적으로 사역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주게 된다.    

    또 다른 주제가 있다. 비례정기헌금을 어디에 드리는가? 유대인들은 창고(storehouse) 곧 예루살렘에 있는 성전의 보고에 드렸다(말 3:10). 첫 그리스도인들은 예루살렘 교회의 사도들의 발 앞에 가져다 놓았다(행 4:35-37, 5:2). 바울사도는 주일에 자기 곁, 모아두는 곳(store)에 두라고 명령하였는데, 이곳은 개인 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교회인 고린도 교회를 말한다(v.2).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곳을 임의대로 선정해서 드리는데, 이러한 방법은 하나님의 뜻과 계획이라고 할 수 없다. 물질을 드리되 하나님의 뜻대로 드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뜻으로 드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cf. 고후 8:5). 지역교회에 드려야 하는 배경과 이유를 조금 더 살펴보자.

“만군의 주가 말하노라. 너희는 모든 십일조를 창고로 가져와 내 집에 먹을 것이 있게 하고...”(말 3:10).

구약의 십일조와 헌물은 성전과 제사장등 성전사역을 위해 사용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구약 말라기 말씀만 해도 왜 신약성도들에게 그 말씀을 하느냐고 흥분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 중에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사도 바울의 서신서를 제외하고는 신약교회의 지침이 될 수 없다고 억지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사람들의 주장과는 달리, 사도 바울은 신약교회들을 가르치기 위해 오히려 구약시대의 십일조와 헌물제도를 신약시대의 원리로 사용하고 있다(고전 9:8-10, 13-14). 하나님께서는 구약의 성전을 내 집이라고 하셨고(말 3:10), 신약에서는 지역교회가 바로 하나님의 집이다.

“그러나 내가 오랫동안 지체하면 네가 하나님의 집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알게 하려 하노니 이 집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교회요 진리의 기둥과 터니라.”(딤전 3:15).

    우리가 드리는 비례정기헌금과 헌물(헌금)은 주님의 지역교회의 유지와 질서 있는 사역추진을 위해 사용된다. 주님께서는 주님의 복음 사역을 주님의 지역교회에 맡기셨지, 선교회나 기독교 단체 또는 교단에게 맡기지 않으셨다. 누구나, 어느 단체나 복음을 전할 수 있지만, 주님께서는 피 흘려 세우신 지역교회가 그 일을 감당하기를 원하신다(cf. 행 20:28; 마 28:19-20; 막 16:15; 행 1:8). 주님께서 진리의 기둥과 터로 삼으신 곳은 오직 주님의 지역교회뿐이다(딤전 3:15). 그러므로 십일조를 자기가 인심 쓰듯 여기 저기 마음 내키는 대로 보내는 것은 성경적인 태도라고 할 수 없다. 한 지역교회가 계획을 세워 질서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자신이 소속된 지역교회에 드려야 한다.

    구약 헌물이 성전유지와 성전사역을 위해 쓰인 것처럼, 신약의 헌물도 일차 선교, 구제 등 지역교회 사역을 위하여 사용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께 드린 헌물을 맡아 관리하는 지역교회와 교회 내에서 그 일을 전담 관리하는 재정회계담당자들의 책임은 매우 엄중하다(cf. 고후 8:18-22, 9:3-5; 고전 16:3-4). 주님의 교회에서 하나님께 드린 모든 물질을 관리, 집행하는 직분은 경건하고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맡아 신중하게 수행하여야 한다.

    또 드리는 사람의 드림의 동기가 성경적이어야 한다. 십일조가 유대인들에게는 어기면 벌을 받는 율법이었지만, 은혜아래 있는 신약 신자들에게는 율법이 아니라 ‘주님의 사랑의 힘’(고후 5:14)으로 드리는 신앙고백의 산물이 되어야 한다. 이제 십자가 속죄로 인하여 성전제사 관련 율법은 모두 완성되고 성취되었다. 주님의 십자가 사건으로 성전의 휘장이 위에서 아래로 둘로 쪼개진 뒤에는 더 이상 구약의 제사장제도나 성전운영을 위한 십일조는 필요 없게 되었다. 주님께서 율법의 끝마침이 되셨고(롬 10:4), 율법을 성취하셨기 때문에(마 5:18), 구원받은 사람들은 율법을 무서워 지키는 것이 아니라 율법에 담겨 있는 하나님의 뜻을 감사와 사랑으로 따르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십일조는 주님께서 율법을 완성하시고 율법의 끝마침이 되실 때 율법으로서는 끝났지만, 하나님께서 그 제도에 담아놓으신 성격과 원리는 여전히 살아있다. 바울 사도의 계시인 고린도전서 9:9-11, 13-14의 말씀은 구약 신명기 25:4의 말씀을 근거로 한 것이고, 고린도후서 8:14-15의 말씀은 출애굽기 16:18, 16-21을 인용한 것이다. 바울 사도는 율법이 완성되었다고 그 안에 담겨있는 정신과 원리가 폐기되었다고 외치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 인용하고 활용하였다. 바울 사도가 고린도교회에게 보낸 편지에서 가르친 내용을 우리가 모르면 신명기 25:4 말씀을 단순히 폐기된 율법쯤으로 간주하지 않았겠는가? 우리 주님께서도 구약의 원리를 신약교회에도 그대로 적용하셨다(마 10:10 “일꾼이 자기의 먹을 것을 받는 것이 마땅하니라”). 사도 바울이 권리를 포기하고 자비량방법을 택한 것은(행 18:3; 20:34, 28:30; 고전 9:15; 살전 2:9; 살후 3:8) 자신에 대한 중상모략, 오해 때문에 복음을 막지 않기 위해(고전 9:12), 그리고 주님으로부터 오는 하늘의 보상을 바라보았기 때문이지(고전 9:17-18), 전임사역자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한 구약의 가르침이 폐기되었기 때문이나 비성경적인 것이기 때문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헌신과 드림에 적용할 원리가 있다. 힘닿는 데까지 힘에 넘치도록 자원하여 드리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후 8:2-5). 또 인색하지 않고 너그럽게 하되, 다른 사람의 이목 때문에 마지못해(불평하면서, grudgingly, 고후 9:7) 억지로 하지 말고,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정한대로 즐겁게 해야 참된 드림이 된다(고후 9:6-7). 하나님의 경륜(經綸)면에서 분명히 은혜의 신약시대와 율법의 구약시대는 구별이 된다. 그러나 은혜의 신약시대라고 해서 하나님께서 세우신 영적 원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율법인 구약의 십계명(출 20:1-17; 신 5:6-21)이 십자가의 대속사역이 완성되었다고 폐기되었다고 말한다면 얼마나 무서운 말이 되겠는가? 그런 말은 하나님께서 더 이상 거룩하시지도 않고 정의로우신 분도 아니며 사랑도 없으신 분이라는 주장과 같은 것이다. 신약 성경은 구약의 열 가지 명령과 같은 명령을 얼마나 많이 기록하고 있는가?

    대표적인 하나님의 영적 원리중의 하나는 ‘사람이 뿌리는 대로, 심는 대로 거둔다’는 원리다.

“속지말라. 하나님은 조롱당하지 아니하시나니 사람이 무엇을 심든지 그래도 거두리라. 자기 육신에게 심는 자는 육신으로부터 썩는 것을 거두되 성령에게 심는 자는 성령으로부터 영존하는 생명을 거두리라.”(갈 6:7-8).

바울은 율법의 행위로는 결코 의롭게 되지 못한다고 강조한 은혜의 사도지만, 여전히 하나님의 영적 원리를 존중하였다. 은혜를 지나치게 강조하여 무질서와 무법주의(無法主義, Antinominianism)까지 이른 사람들이 바울 사도를 자신들의 지지자로 내 세우지만 바울은 그러한 사람들을 전혀 지지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래와 같은 사도 바울의 선언은 그들을 크게 실망시킨다(?). 복음은 단순 지식이 아니고 그 안에 생명을 잉태하고 열매를 생산해내는 하나님의 능력이다(살전 1:5; 고전 2:4, 4:19-20). 사도바울이 “말 하려는 바”가 무엇인가?

“다만 내가 말하려는 바는 이것이니 곧 인색하게 뿌리는 자는 또한 인색하게 거둘 것이요, 후하게 뿌리는 자는 또한 후하게 거두리라는 것이라.”(고후 9:6)

V. <비례정기헌금의 기능과 효과>

    비례정기헌금제도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 모든 만물과 소유물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인정하고 상기하며, 자신의 믿음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간증의 기능이 있다.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려면 내 자신의 육신의 뜻을 억제하고 버려야 한다. 이것은 날마다, 시간마다, 순간마다 필요한 믿음의 결단이다. 하늘에 갈 때까지 계속해야 할 일이다(마 6:19-21 →롬 12:2). 이스라엘의 십일조제도는 레위지파를 위한 것이었지만, 레위인 자신들도 십일조 제도에서 예외가 될 수 없어, 받은 십일조에서 다시 1/10을 주께 드렸다(민 18:25-31). 이 시대의 전임사역자도 비록 십일조 헌물에서 지원을 받아도 예외 없이 10의 1 이상을 다시 드려야 한다. 신약시대에는 머리되신 그리스도 아래 아무도 특권층이 없고 모두 평등하므로 사역자든 비사역자든 예외 없이 모두가 공평하게 자신에게 적용해야 하는 제도이다. 이런 점에서 교회의 지도자, 교사들은 위선적이지 않고 정직하게 가르치고 본을 보여야 할 의무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는 헌신을 가르치면서 자신은 본을 보이지 않으면 그 가르침은 아무 효과가 없다. 남을 가르치고 인도하는 교회의 지도자와 교사들은 최소한 비례정기헌금을 믿고 실천해야 해야 한다. 만약 지역교회에서 목회자, 사역자, 리더들이나 교사가 비례정기헌금 제도의 목적과 뜻을 믿고 가르치면서 실제로 자신은 실천하지 않는다면 남을 가르치고 지도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 지도자에게는 신앙의 본이 매우 중요하다(벧전 5:3).

    재물[돈]에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영적 지도자들도 경제적으로 궁할 때 인색하려는 마음의 유혹이 생길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무엇으로 날마다 주님이 우주 만물의 주인이시라는 것과 나의 모든 것의 주인이시라는 고백이 진실한 것임을 입증할 것인가? 하나님께 드림은 드리는 사람이 그리스도의 복음을 시인하고 복종하는 표현이다(고후 9:12-13).

하나님께서 세우신 모든 제도와 주신 명령은 하나님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유익을 위한 것이다(cf. 빌 4:9-19).

    십일조제도를 교회확장이나 축재의 수단으로 남용하거나 악용하는 일부 교회나 종교지도자들의 행태는 때로 우리 성경신자들을 분개하게 한다. 아무리 하나님의 이름으로 한다하더라도 이 시대 기독교 안에서 행해지는 그러한 행태는 결코 지지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세우신 비례정기헌금 제도의 거룩한 원리와 정신마저 무시하는 것도 성경의 가르침을 벗어난 지나친 행위이다. 주님의 명령이나 제도가 이 세상에서 남용되고 악용된다고 폐기할 수 없다. 이 시대 결혼풍습이 많이 타락되었다고 하나님께서 세우신 결혼제도를 사람이 임의로 폐기할 수 있는가?

    물질을 드리는 것은 개인적인 문제이므로 비례정기헌금도 개인의 책임 하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신약의 은혜아래 있기 때문에 구약의 율법인 십일조는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런 저런 이론을 내세워 십일조에 순종하는 사람들을 무슨 율법주의자처럼 매도하거나, 또 십일조를 하지 않는 것이 무슨 고차원의 신앙생활을 하는 것처럼 주장하는 사람들은 정직하게 아래와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스스로 던져볼 필요가 있다.

    첫째, 신약시대의 은혜 아래 있다면,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삶의 기준은 무엇인가? 말씀인가, 아니면 생각이나 감정인가? 은혜 아래에 있는 것이 육신의 자유를 의미하는가? 혹 교회의 지도자로서 십일조제도를 반대하는 것이 자신의 육신의 자유를 합리화하기 위한 것은 아닌가? (갈 5:13 “형제들아, 너희가 부르심을 받아 자유함에 이르렀으니 오직 자유를 육신의 기회로 쓰지 말고 사랑으로 서로를 섬기라.”)

    둘째, 십일조가 율법이라고 반대한다면 나는 자신의 소득 중에서 얼마나 주님께 드리는가? 실험적으로, 비례정기헌금을 하지 않고 자유의지대로, 임의대로 헌금해보라. 그리고 정직하게 10%가 넘는지 연말에 계산해보라. 틀림없이 부끄러운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것이 인간의 육신이고 본성이다. 또한 비례적으로, 정기적으로 드리지 않고 자신의 감정에 따라 드리면 재물을 하나님께 인심 쓰듯 드리는 태도를 갖기 쉽다. 마치 나 자신이 재물의 주인인 것처럼 행세하는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하나님은 거지가 아니고 나의 모든 소유의 주인이시다.

    셋째, 마지막으로, 진실로 십일조가 구약의 폐기된 율법이기 때문에 1/10을 반대한다면, 대신에 분명한 신약의 가르침인 10/10은 믿는가?(고전 6:19-20, 7:23) 나의 소유물 전체가 주님 것임을 믿는가? 그 고백을 무엇으로 입증할 것인가? 말로만 할 것인가, 최소한 1/10의 실천으로 입증할 것인가?

    본래 이스라엘의 12지파 중 레위인들은 어린양의 유월절의 피로 인한 구속사건을 근거로 상징적으로 하나님의 것이 되었다(민 3:12-13). 신약에서는 하나님의 어린양 JC의 십자가의 피의 구속을 근거로 구원받은 신자는 레위인처럼 하나님의 제사장이 되었고(행 20:28; 벧전 2:9; 계 1:6), 온전히 하나님의 소유가 되었다(고전 6:19-20, 7:23). 즉 값 주고 산바 된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은 10/10 모두가 하나님의 것이다.

     우리는 자칫 위선적인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다. 우리가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지 못할 수도 있고, 또 신앙의 개인차도 있어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도 없지만,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는 것을 합리화하기 위하여 육신적인 논리나 세상적인 이유를 제시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우리가 물질에 대한 미련이 아직 남아서 비례정기헌금을 하지 못한다면, 육신적인 논리를 내세워 합리화 하지 말고 주님께 순종할 수 있는 자신의 믿음이 자라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자신이 하지 않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론을 만들거나 그런 주장을 따르는 것은 정직한 행동이 아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자기가 성경을 공부한 결과로, 십일조를 해서는 안 된다고 확신한다면, 또 그것이 분명한 개인의 신앙의 양심이라면 우리는 서로 의견을 달리하더라도 그 신앙양심을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성경말씀을 믿는 정직한 그리스도인이라면, 틀림없이 그가 십일조를 율법으로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10의 1이상을 기쁘게 주님께 드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주님께서는, 성경지식이 많고 논리도 잘 펴고 말도 잘하지만 말씀에 엎드려 순종하지 못하는 성경학자, 종교지도자보다, 비록 성경 지식은 부족하고 언변은 유창하지 못해도 겸손하게 말씀에 순종하는 평범한 신자를 더욱 사랑하신다. 풍성한 중에 일부를 자랑하면서 내는 바리새인보다 비록 절대 액수는 적지만 자신의 생활비전체인 두 렙돈을 드린 한 과부를 주님께서 사랑하신다(막 12:38-44; 눅 21:1-4). 누가 주님께 정직했는가, 누가 주님의 말씀에 순종했는가는 그리스도의 심판석에서 드러나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지금 세상에서 사악한 자들이 죄를 범한다고 즉시 심판하시지 않는 것처럼,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는다고, 즉시 심판하시지 않는다. 사랑의 매를 대시거나 징계는 하실 수 있겠지만 오히려 지금은 주님의 공중 재림을 기다리는 시점으로 ‘유보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지금은 때가 가깝기 때문에 때로는 자녀들에 대한 징계까지도 미루시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곧 하늘에서 있을 그리스도의 심판석에서 다 정리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땅에서 그리스도인의 드림은 하늘 창고에 보물을 쌓는 행위이다(마 6:19-21). 우리의 헌신은 이 땅의 회계장부에서 다 결산되지 않고, 하늘에 있는 회계장부에 기록되어 주님 오실 때 공정하게 보상받을 것이다(빌 4:9-19; 롬 14:10-12; 벧전 4:5).

VI. <마무리>  

    서두에도 잠간 논하였지만, 하나님께 드림, 곧 십일조와 헌물문제는 그리스도인 자신이 신앙양심으로 최종 결정하고 스스로 실천해야 할 주제다. 하나님께서는 성경말씀을 통해 십일조의 원리와 뜻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지만 강요하시지 않는다. 그리스도인 개인이 순종하고 자원하기를 원하신다(고후 8:1-5, 9:6-7). 아무도 강요할 수 없고 또 강요해서도 안 된다.

    불행하게도, 이 시대 적지 않은 교회들이 예배 때 마다 헌금자 명단과 심지어는 헌금액수까지 발표하고 독려한다. 심지어는 부흥회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하나님의 복과 저주와 연결시켜 헌금을 강요하는 교회들도 있다. 이 시대 기독교가 고쳐야 할 비성경적이며 심지어 반인권적인 나쁜 행습들 중의 하나이다. 비례정기헌금[십일조]은 이 세상에서 내가 복을 받기 위한 투자 수단, 작은 돈 놓고 더 큰 돈을 버는 재테크 수탄이 아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통해 받은 구원의 기쁨과 감사의 최소한의 표현이다. 물론 하나님께서 신자들에게 필요한 물질의 복도 주신다. 그러나 먼저 구원의 감사가 동기(動機)가 되고 우리를 강권하시는 그리스도의 사랑(고후 5:14)이 동력(動力)이 되어 ‘먼저 자신의 몸과 마음을 주께 드리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고후 8:5) 드리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나님의 뜻에 순종해서 즐겁게 드리면 분명히 하나님께서 드리는 자에게 풍성한 은혜를 더하여 주신다(고후 9:6-11).    

    아직 구원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십의 일이든 그 어떤 드림이든 헌금이 중요한 주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물질문제가 영혼의 구원문제를 앞설 수 없다. 지역교회를 위해, 복음을 위해 아버지 하나님께 헌금을 드릴 수 있는 것은 구원받은 자녀의 특권 중의 하나다. 그러므로 아직 거듭나지 않은 사람들은 죄 사함을 통해 구원받고 그 구원의 기쁨과 감사로 헌물을 드릴 수 있는 자격을 먼저 얻어야 하고, 이미 구원받은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와 사랑을 잊지 말고 주님께 순종하는 신실한 자녀들이 되어야 한다.

    모든 영광과 존귀와 찬양이 우리 주 하나님께 돌려지기를 원하면서...

                                                                  2011. 9. 19

                                                                     목동 다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