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당 창밖에 눈이 온다. 첫 눈은 아니지만 금년 처음으로 눈다운 눈이 온다. 창밖의 길도 눈으로 덮였고 길과 접한 한 떼기 밭도 흰 눈으로 덮여 하얗게 되었다. 눈이 내려 덮으면 희어지고 깨끗해져서 좋다. 전방에 근무하는 병사들은 눈이 오는 것을 싫어하지만 보통 우리가 눈을 좋아하는 것은 모든 것을 희고 깨끗하게 하기 때문이 아닐까? 눈이 내려 땅에서 녹으면 이미 깨끗한 눈의 정결함은 사라지고 자동차와 사람의 발에 짓 밟혀 검고 더러운 모습으로 바뀐다. 이렇게 바뀐 눈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지금 펑펑 쏟아지는 눈은 좋다. 잠간 동안이라도 온 세상을 희게 만드는 눈은 좋다. 교통을 막히게 하고 걸어 다니기에 불편을 주는 점이 있더라도 더러운 온 세상을 깨끗하게 하는 지금 내리는 눈은 좋다.
이렇게 눈을 바라보니 성경 말씀이 생각이 난다. 성경에서 눈(snow)이 처음 언급된 곳은 출애굽기 4:6절이다. 이집트로 가서 이스라엘 백성을 건져내라는 주님의 명령에 주저하는 모세를 깨우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그의 손을 그의 품에 넣은 뒤 다시 꺼내보라고 명령하셨다. 모세가 자기 손을 품에서 꺼냈을 때 그의 손에는 눈 같은 나병이 생겼다. 나병이 최고조로 달할 때는 눈처럼 희어진다고 한다. 모세의 누이인 미리암도 하나님의 벌을 받아 나병을 얻어 눈같이 희게 되었던 적이 있었다(민 12:10). 엘리사의 부정직한 종 게하시도 물욕 때문에 벌을 받아 나아만이 앓던 나병이 그에게 옮겨가 눈처럼 흰 나병환자가 되었다(왕하 5:27).
성경에서 이와 조금 다른 의미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눈이 녹은 물은 차다. 땀 흘려 추수할 때 목이 마른 일꾼에게 차가운 눈은 그를 시원하게 한다(잠 25:13, 25; 렘 18:14). 또 때로는 겨울에 내리는 눈은 더 이상 일할 수 없는 계절이 왔다는 것을 상징하기도 한다. 눈이 내리기 전에 눈 내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미리 준비한 현숙한 여인은 주님의 칭찬의 대상이 되었다(cf. 잠 31:21).
또 눈은 그 색깔이 하얗기 때문에 영적인 정결함을 표현할 때 사용된다(시 51:7). 이 용법이 성경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주 하나님께서는 죄인들에게 그들의 죄들을 눈같이 깨끗하게 할 수 있는 주님께 나아오도록 초청하신다(사 1:18). 죄인이 죄를 사함 받고 하나님으로부터 정결하다는 선언을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가? 그러한 의미에서 죄를 사해주시고 죄인들을 구원해주시는 예수님은 아무 죄가 없으신 거룩하신 분으로서 그분의 모습은 눈같이 흰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단 7:9; 막 9:3; 계 1:14).
이렇게 겨울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흰 눈은 주님의 모습을 표현할 때 사용되기도 하지만 그 눈은 곧 녹고 더러워진다. 그러나 우리 주님의 정결함은 변하지 않는다. 그분의 거룩하심은 변하지 않는다. 그분을 섬기는 천사들의 모습도 주님의 영광을 힘입어 희고 빛난다(마 28:3). 우리는 천사를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천사는 구원받은 하나님의 상속자들을 섬기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히 1:14).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들을 섬기는 천사들이 희고 빛난다면 천사에게 섬김을 받는 사람은 장차 얼마나 더 희고 빛나게 될까? 영화로운 몸으로 변화될 때 그 실체가 어떠할지 드러나게 될 것이다.
구원받은 성도들이여, 힘을 내라. 소망을 가지고 신실하게 여러분을 구원해주신 주님을 섬겨라. 뜨겁게 섬겨라. 곧 나팔 소리가 나면 당신은 희고 빛나는 모습, 곧 영원히 썩지 않은 모습으로 변화되어 온 우주의 빛이신 희고 빛나는 주님을 뵙게 될 것이다.
♥여러분은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고 주 하나님께서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주홍(scarlet)같고 진홍(crimson)같은 여러분의 죄들을 눈같이 희게 하였는가?
“주가 말하노라. 이제 오라. 우리가 함께 변론하자. 너희 죄들이 주홍같을 지라도 눈같이 희게 될 것이요, 진홍같이 붉을 지라도 양털같이 희게 되리라.”(사 1:18)
세상을 온통 희게 하는 눈을 바라보며 잠시 영광의 그날을 생각해본다.
Thank God, Praise the Lord! Be Glory to God forever!
(2013. 12. 12) (목동 다비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