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 2010. 10. 30

“이에 그분께서 자기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진실로 수확할 것은 많되 일꾼들은 적으니 / 그러므로 너희는 수확하시는 주께 기도하여 그분께서 자신의 수확 밭에 일꾼들을 보내실 것을 청하라. 하시니라.” (Then saith he unto his disciples, The harvest truly is plenteous, but the labourers are few; Pray ye therefore the Lord of the harvest, that he will send forth labourers into his harvest.) (마 9:37-38)

(✱ 머릿속에 여러 가지 주제가 떠오를 때마다 마음으로는 글을 쓰고 싶은 소망이 있지만 실제로 자판 앞에 앉아서 글을 쓴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목회와 신학교 사역에 관련된 일들이 생길 때 마다 글을 쓰는 것은 일의 우선순위에 밀려 늘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에는 ‘목회자 칼럼’의 공백 기간이 그동안 너무 길었다는 부담감이 커서 다른 일을 의도적으로 제쳐놓고 이렇게 글을 쓴다.✱)

분주한 여름을 보내고 가을에 접어들면서 내 마음에서 또 하나의 부담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요청받아온 캐나다 방문이다. 7월부터 예정된 방문이 우여곡절 끝에 10월이 되어서 두 주간의 일정으로 캐나다의 두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먼저 캐나다의 최대의 도시인 토론토(Toronto)에서 일주일 동안 머무른 뒤에 서쪽 밴쿠버(Vancouver) 지역으로 옮겨 다시 일주일 동안 바쁜 일정을 보냈다. 긴 기간은 아니었지만 지역교회 설립에 관한 많은 생각을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 복음을 전하고 또 교제와 상담을 하였는데, 밴쿠버에서의 어느 날은 하루에 세 번 만나는 타이트한 일정도 있었다. 일반 구도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캐나다교회 목회자들과 순회전도자(Evangelist), 그리고 이민목회를 하는 한국인 목회자들도 만나 교제할 수 있는 뜻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두 개의 캐나다 독립침례교회를 방문하여 담임목회자와 그 교회의 성도들과 사랑의 교제를 나눈 것도 복된 일이었다.

시차로 인해 육체적인 피곤은 있었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힘을 모으고 섬기는 형제, 자매님들의 헌신적인 수고로 큰 고생 없이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특별히 토론토의 P형제님 부부, 밴쿠버의 J자매님의 헌신과 도움을 잊을 수 없다. 돌아올 때 공항까지 실어다 주신 밴쿠버의 K목사님의 수고에도 감사를 드린다. 주님께서 이 모든 분들의 수고와 헌신에 합당한 보상을 베풀어주실 것을 기도한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 느낀 것은 아니지만 복음을 위해 일할 일꾼에 대한 문제가 다시 내 마음을 무겁게 하였다. 국내라고 크게 더 좋은 형편은 아니지만, 해외 한인들의 영적인 상황은 국내보다 더 황폐한(?) 것 같다. 미국의 어느 주(state), 어느 시(city)든 한인이 밀집하여 살고 있는 곳은 영적인 공통점이 있다. 이른바 겉으로는 기독교회라는 이름을 가진 교회가 많이 있지만 성경말씀을 최종, 유일한 권위로 믿고 예부터 전해져 온 진리를 붙들고 이 세상의 풍조를 따르지 않는 바른 지역교회는 거의 찾을 수 없다.

예를 들어, 한인들이 수만 명이 모여 살고 있는 뉴욕 플러싱지역을 포함하여 뉴욕과 인근 지역 전체에 수십만에서 백만 명 이상의 한인이 살고 있다고 하는데 거기에 성경을 믿고 가르치고 따르는 한인들을 위한 독립침례교회는 찾을 수 없다. 카톨릭교회, 은사주의 교회, 일반 율법주의 개신교회, 심지어 이단 사이비 교회들 까지 포함하면 한인교회가 수백 개가 넘는데 성경을 온전히 믿고 따르는 근본적이며 자치적인 침례신앙의 독립교회는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1995년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한인교회에 대한 실정을 파악하면서 무거웠던 마음이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에도 해외 한인 사회의 기독교 상황은 여전히 큰 변화가 없다. 이러한 사정은 뉴욕뿐만 아니라,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시카고, 워싱턴 DC, 애틀랜타, 댈러스, 엘에이 등도 거의 비슷한 실정이다.

캐나다는 첫 방문이었지만 미국의 영적인 실정과 별반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았다. 캐나다 최대 도시인 토론토에는 한인들이 약 12~13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성경을 믿는 근본적인 한인교회는 전무한 형편이다(*미국 플로리다 펜사콜라 신학원의 피터 러크만 박사의 교리와 한국의 00보존학회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아 그대로 실행하는 교회는 1~2개 있지만). (물론 우리와 거의 동일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영어를 사용하는 캐나다 근본독립침례교회는 곳곳에 있다.) 한인들이 3~4만명 살고 있다는 밴쿠버도 비슷한 실정으로 한인독립침례교회가 한 개 밖에 없다. 자신의 신앙양심이 불편하여 복음을 전하지 않는 일반 교회에 나가지 못하고 있는 가정이나, 드물긴 하지만 건전한 캐나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이 있고, 어쩔 수 없어 가까운 일반 교회에 나가지만 교회에서 자주 일어나는 비성경적인 여러 가지 행태나 관습으로 구원받은 영이 상하는 고통을 겪는 가정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답답한 영적 상황에 대한 몇 가지 이유가 제기되고 있다. 그중의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전임사역자 문제이다. 사역자가 있다고 교회모임이 잘 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우선 헌신하는 사역자가 없기 때문에 교회로 모이는 것이 쉽지 않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 한다. 토론토에서는 성경말씀만을 근거로 하는 바른 교회를 세우기로 합의한 다섯 가정이 전임사역자 없이 약 2년 반 동안 모임을 지속하다가 서로 지치고 힘들어 본 필자가 방문하기 바로 한 달 반전에 결국 모임이 해체된 경우도 있었다. 조금이라도 일찍 헌신된 전임사역자가 그곳에 가서 그들과 함께 헌신하면서 교회를 세웠다면 지금처럼 그렇게 뿔뿔이 흩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전임사역자가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목회자나 성도들이 주님의 “내 교회”의 의미와 기능, 역할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고 상호 존중과 목회자의 청지기 직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교회 모임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곳도 몇 곳이 있었다.

이 시대는 주님의 재림을 고대하는 시대이다. 그래서 마지막 영적 추수에 대해 많이 이야기 한다. 아무도 주님께서 언제 재림하실지 모르고 또 그 날을 알려고 해서도 안 되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특히 성경말씀을 최고, 최종, 유일 권위로 믿는 침례성도들은 재림이 가까이 다가올수록 주님의 복음전도 명령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순종해야 한다.

우리 그리스도인이 일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 때가 곧 온다. 그 때는 밤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직 낮이다. 이 낮이 지속되는 동안 주님을 부지런히 따르고 맡겨진 일을 잘 감당해야 한다. 이러한 시대적인 사명을 마음속에 새긴 헌신된 사역자들이 많이 필요한 때이다.

“낮일 때에 내가 반드시 나를 보내신 분의 일들을 하여야 하리라. 밤이 오면 그때는 아무도 일할 수 없느니라.” (요 9:4)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신 분으로 무슨 일을 하실 때 우리 인간의 도움이 필요하신 분이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주님의 도구나 그릇으로 사용하시기를 원하신다(딤후 2:20-21). 이 과정에서 하나님으로부터 쓰임 받는 그리스도인은 진실로 복 있는 사람이다.

우리 교회에서는 금년의 여러 가지 기도 중에서 ‘기드온의 300용사를 보내주옵소서’라는 기도 제목이 있다. 32,000명의 이스라엘 군사 중에서 첫 번 테스트에서 22,000명이 떠나고 두 번째 테스트에서 9,700명이 탈락한 뒤 남은 소수의 군사 300명. 이 기드온의 300명 정예군사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순종하여 메뚜기 같이 많고 해변의 모래같이 많은 미디안 족속의 군사를 무찌르게 된다(삿 7장). 이 마지막 시대, 영적 추수가 매우 급하고 절박한 때 21세기 한국의 ‘기드온의 300용사’처럼 용기 있고 분별력 있고 지혜로운 ‘그리스도의 좋은 군사’ ‘예수님의 정예 군사’ 300명이 모여지기를 기도하고 있다. 여러분도 이 300명의 정예군사에 포함될 수 있다.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아버지 하나님께 일꾼들을 보내주실 것을 요청하라고 명령하신 것은 이 곳 밖에 없다(마 9:37-38). 이 말씀을 통해 주님께서는 영적인 추수문제에 사람들이 얼마나 관심이 없고 헌신하는 사람들도 얼마나 적은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시고 있다.

♥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아직도 사라져 버릴 세상의 꿈을 찾아 모든 것을 투자하고 있지는 않는가? 혹 주님께서 쓰시고자 부르시는 데도 여전히 세상의 욕심과 즐거움에 빠져 주님의 부르심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모두 생계를 포기하고 모두 전임 선교사나 복음전도자로 나갈 수 없다. 또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 다만 일상의 삶을 영위하면서 선교사의 역할, 복음전도자의 기능에 동참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땅 끝 선교의 현지에는 가지 못하더라도 현지로 나가는 전임사역자들을 세우고 돕는 일에 기도와 물질로 동참할 수 있다. 그리고 주님께서 명령하신 것처럼 하늘의 하나님 아버지께 영적인 수확 밭에서 일할 일꾼들을 보내주시라고 간절히 기도할 수 있다. 나의 수확 밭이 아닌 주님의 수확 밭에서 일할 일꾼을 아버지께 요청하라고 주님께서 명령하셨다. 혹 자신이 헌신하지 못하더라도, 혹 선교를 위한 물질을 드리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추수 밭에서 일할 일꾼을 보내주시도록 아버지께 기도하지 못하는 하나님의 자녀는 없을 것이다. 일꾼이 없다고 한탄하는 대신에 수확 밭의 주인이신 하나님 아버지께 일꾼들을 보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자!

한국 땅 구석구석 최소한 중대도시에, 조선족이 많이 사는 연변 지역에, 미국의 뉴욕, 엘에이, 시카고, 애틀란타에, 캐나다 토론토, 밴쿠버에도, 그리고 한인들이 사는 세계 곳곳에서 복음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일꾼들을 많이 보내주시도록 기도하자! 주님께서 오시기 전에 곳곳에서 영혼들이 구원받고 주님의 교회가 세워지는 마지막 영적 추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아버지께 기도하자!

주님의 기도 명령에 순종하여 이런 기도를 하는 사람 중에서는 아마도 성령님의 감화 감동으로 바로 자신이 하나님께서 보내주시는 수확 밭의 일꾼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주님께 무릎을 꿇고 헌신하는 형제, 자매도 있을 것이다. 무릎 꿇고 기도하는 당신이 바로 주님의 부르심에 대답하고 나가는 주인공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진실로 수확할 것은 많되 일꾼들은 적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수확하시는 주께 기도하여 그분께서 자신의 수확 밭에 일꾼들을 보내실 것을 청하라.”

                                                                                                                                                             (목동 다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