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진리와 교훈을 가르쳐 주시기 위하여 여러 가지 다양한 사물을 비유의 목적물로 사용하셨다. 그 중에서 양과 목자의 비유는 예수님의 속성과 사역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비유이다. 주님께서 도둑과 강도가 하는 일과 목자가 하는 일을 대비해 주셨는데, 도둑이나 강도의 도둑질, 살인, 멸망시키는 일과 생명을 얻게 하고 그 생명을 더 풍성히 얻게 하는 목자의 일이 완연하게 대비가 된다.

주님께서는 요한복음 10:10절에서 양들에게 무슨 일을 해주는가에 따라 도둑과 목자를 구별하시고, 11절부터 18절까지는 양들을 위해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의 관점에서 도둑과 목자를 구분하셨다. 10절은 양들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의 일 혹은 기능 중심의 묘사이고, 이에 반해 11절 이후부터는 양들을 대하는 도둑과 목자의 태도를 중심으로 묘사되고 있다. 10절은 도둑과 목자가 양들의 복리의 관점에서 설명되었고, 11절 이후는 도둑과 목자 자신의 복리와 관련되어 있다. 또 10절은 양들이 생명을 잃게 하는지 아니면 생명을 얻게 하는지에 따라 설명되지만, 11절 부터는 양들의 생명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어떻게 하는지를 설명한다. 양들을 맡은 목자가 선한 목자라면 자기가 돌보는 양들이 위험에 처할 때 어떻게 할까? 당연히 양들을 위험에서 보호하고 지켜줄 것이며 때로는 양들을 공격하는 맹수와 싸울 때 자신의 목숨의 위험도 감수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행동하는 목자가 선한 목자다.

주님께서는 “나는 선한 목자니라”(I am the good shepherd)라고 하셨는데, 선한 목자는 남의 생명을 빼앗지 않고 대신 양들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주는 목자다(*생명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다. ~ give his life). 당시 이스라엘에 양을 치는 목자들이 많았고 하나님의 선민인 이스라엘의 영적인 복리를 위해 일하는 목자들도 많았다. 지금도 실제적으로 양을 기르는 목자들과 주님의 양들을 돌보는 교회의 목자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모두 완전하지 못한 인간 목자다. 사람 목자들 중에서는 스스로 ‘나는 선한 목자다’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직 이 세상에서 유일한 선한 목자는 한 분 예수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분만이 유일한 the good shepherd다. 인간 목자는 아무리 선하더라도 유일한 the shepherd가 될 수 없다. 그래서 인간 목회자는 성도들이 자신의 소유물이 아니고 하나님의 양들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너희 가운데 있는 하나님의 양 떼를 먹이고 감독하되 억지로 하지 말고 자진해서 하며 더러운 이익을 위해 하지 말고 오직 준비된 마음으로 하며 / 하나님의 상속 백성 위에 군림하지 말고 오직 양 떼에게 본이 되라.”(벧전 5:2-3). 주님께서는 낙심하여 사역현장을 떠났던 베드로를 다시 불러 격려하시고 “내 어린양들을 먹이라”(요 21:15b), “내 양들을 먹이라”(요 21:16b, 17b)라고 당부하셨다. 그러나 이 유일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흉내 내거나 양들의 유일한 문이신 예수님(v.7 “I am the door of the sheep) 대신 자신이 문인 것처럼 사람들을 속이거나 그 문을 통하지 않고 다른 길로 넘어가는 자들은 모두 거짓 목자다.

12절부터는 양들의 복리 대신에 양들을 지키는 자 자신의 복리와 관련되어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은 이제 도둑, 강도에서 삯군으로 호칭이 바뀐다. 삯군은 자신의 복리를 위해 돈과 물질 얻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양들의 복리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 아니 그렇게 일 할 수도 없다. 삯군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그분의 양떼를 위탁받지 않고 삯 곧 돈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자신이 불리하거나 위험하면 영들을 버리고 떠난다. 양들을 잡아먹기 위해 이리가 다가오면 자신의 목숨과 유익을 위해 양들 곁을 떠나 피한다. 결국 삯군은 이리가 아무 방해받지 않고 양들을 붙잡아 가고 양 떼를 흩어버리게 하는 일을 하게 한다.

12절과 13절에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교훈이 있다. 교회의 목자이신 주님과 그분의 교회에 관한 교훈이다. 진정한 목자는 연약한 양들이 안전하게 풀을 뜯고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각자 뿔뿔이 흩어지지 않고 함께 모여 있도록 인도한다. 주님은 교회의 머리이며 교회의 유일한 목자이시다. 그러나 마귀는 예수님과 반대로 교회를 공격하여 약한 양들을 잡아가고 또 남은 양들이 흩어지도록 헤치는 일을 한다. 교회(church, 그리스어 ecclesia)라는 의미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따로 한 곳에 모인 무리’(Called out Assembly)라는 의미다. 교회의 가장 큰 특성은 함께 모이는 것이다. 구원은 각자 받는 것이다. 단체로 받는 구원은 없다. 그러나 일단 구원받은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주님께서 부르셔서 한 곳에 모이게 하신 것이 성경의 교회다. 진정한 성경적인 교회라면 모임이 생명이다. 잘 모이지 않는 교회는 죽은 교회이거나 죽어가는 교회다. 이러한 교회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마귀는 구원받은 사람들이 주님의 이름아래 함께 모이는 것을 어떻게든 방해하려고 한다. 그래서 마귀는 교회에 삯군 목자를 심어놓기도 한다. 마귀가 이리들을 교회에 보내 공격할 때 그 삯군 목자들은 양들을 버리고 도망하여 이리들이 손쉽게 양들을 붙잡아 가고 또 흩어지게 한다.

이렇게 자신이 인식하든 인식하지 못하든 사역자라는 직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마귀의 도구가 되어 주님의 교회를 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이익에만 눈이 어두운 삯군 목자들로 인해 얼마나 많은 양들이 상처를 입고 이리 저리 흩어지는 일이 있는가? 요한계시록은 부활 승천하신 예수님께서 요한에게 다시 나타나시어 일곱 교회에게 계시를 주신 내용이다. 그 계시의 수신자는 소아시아의 일곱 교회지만 일차적인 직접 수신자는 바로 각 교회의 영적인 책임자다. “에베소[서머나, 버가모, 두아디라, 사데, 필라델피아, 라오디게아] 교회의 천사에게 편지하라”(계 2:1, 8, 12, 18, 3:1, 7, 14). “에베소 교회의 천사”에서 ‘천사’(angel, 그리스어 angelos)는 ‘소식을 전하는 사자, 전령, 심부름꾼’(messenger)이라는 뜻이다. 주님께서 이 사자 개인에게 명령을 주시는 것으로 계시되어 있다. “그러므로 네가 어디에서 떨어졌는지 기억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하라. 만일 그러하지 아니하고 네가 회개하지 아니하면 내가 속히 네게 가서 네 등잔대를 그것의 자리에서 옮기리라.”(계 2:5). 주님께서는 에베소 교회의 영적 책임자 개인에게 무서운 경고의 말씀을 주신 것이다. 한 교회의 영적 지도자의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잘 알려주는 말씀이다. 지역 교회의 사역자는 양들과 양들의 모임인 교회에 무한책임이 있다. 사역자가 진정한 사역자가 아니고 삯군이면 그 교회의 운명은 안전하지 않다. 한 사역자의 문제로 적지 않은 주님의 교회들이 어려움을 겪거나 심지어 교회의 등잔대가 그곳에서 옮겨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주님의 지역교회를 흔들거나 모임에 분열을 조장하고 성도들을 흩어지게 하는 일은 정당화될 수 없다.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은 목사의 직명이 있든 없든 모두 삯군이며 거짓 목자다. 지금도 그러한 일들이 여전히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고 주님께서 오실 때가 가까울수록 거짓 목자, 삯군 목자들은 더 기승을 부릴 것이다.

하나님의 양들은 목자가 인도하는 한 곳 곧 교회 안에 모여 있어야 하는데 마귀는 이리를 보내 교회 안의 양들을 흩어 버리는 일을 하고 삯군은 자신의 보신을 위해 이리가 하는 일을 방임한다. 마귀가 하는 일중에 가장 열심인 것은 개인의 혼이 거듭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고, 다음으로는 구원받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한 곳에 모여 교회를 이루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마귀는 불신자가 구원을 받지 못하도록 최대한 막되 안 되면 구원받은 사람들이라도 교회로 함께 모이는 것을 막는 일을 열심히 한다. 지금도 사탄은 삯군이나 거짓 목자들을 보내 교회의 모임을 방해하고 또 구원받은 사람들도 이런 저런 유혹으로 교회로 모이지 못하게 방해한다. 안타깝게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지만 마귀의 전략에 속아 교회로 모이지 못하고 집에 머무는 기형적인 기독교인들이 있다. 각 지역 교회에게 주신 주님의 명령과 분부를 이루는 일에 참여하지 못하고 자신은 구원을 받았다고 자위하면서 세상 속에서 자유를 육신의 기회로 삼고 살아가는 롯과 같은 사람들이 있다.

♥ 나는 목자와 삯군을 분별할 수 있는 주님의 가르침을 알고 있는가? 나는 주님께서 세우신 교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가? 교회의 중요성을 깨닫고 주님께 순종하면 교회의 일원이 되어 모이는 일이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교회에 대한 주님의 가르침을 깨닫지 못한 채 신앙생활을 하면 교회모임 생활이 종교의 짐이 된다. 나는 어떠한가? 교회의 모임이 즐거운가, 아니면 짐스러운가? 부디 주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 교회 안에서 영원토록 영광 받으시기를 기도한다(cf. 엡 3:20-21).

                                                                                                                          2013. 11. 30 (소년 목자 다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