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 2010. 12. 14

♣ 서울침례신학교에서 선교학을 수강한 한 신학생으로부터 타문화이해에 관련된 한국의 추도예배에 관련된 질문을 받아 필자의 의견을 전해 주었습니다. 이 내용은 우리나라의 기독교인들이 흔히 갈등과 혼란을 겪는 주제이기 때문에 공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사료되어 필자 개인의 의견임을 전제로 여기에 싣습니다. 혹 이견이나 코멘트가 있으신 분들은davideum@hanmail.net으로 연락을 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약한 자들에게 내가 약한 자같이 된 것은 약한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내가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이 된 것은 어찌하든지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고자 함이라”(고전 9:22) (To the weak became I as weak, that I might gain the weak: I am made all things to all men, that I might by all means save s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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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타문화 이해”라는 면에서 일부다처제나 조상숭배 사상에 관해 다양한 의견이 있는데 “조상숭배”는 어느 정도까지 허용해야 하는지요? 추도예배는 돌아가신 부모를 기억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것인지 아니면 절만 안 했을 뿐이지 제사 지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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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선교학 시간에 ‘타문화 이해’라는 주제가 어떻게 다루어졌는지 모르지만, 자기 나라가 아닌 ‘선교지에서의 타문화이해’라고 한다면 그러한 현실 곧 fact를 인정하는 것과 그리스도인 개인 신앙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일부다처제가 있다는 사실을 아랍권에서나 아프리카에서는 부인할 수 없고 또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고 그 제도 자체를 타도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겠지요. 그러나 사실이 그렇다 해도 그 제도와 실행이 하나님의 창조질서와 뜻에 반하는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히 알고 사역자 자신의 삶은 물론이고 복음을 전해 구원받은 성도들의 삶에 적용하는 확실한 태도는 꼭 필요합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 씨스템을 내 힘으로 바꿀 수는 없어도 최소한 “나”는 복음에 의해 바뀌어져서 간증의 삶이 나와야 합니다.

한국의 기독교 안에서 실행되고 있는 이른바 '추도예배'는 그 용어의 의미와 내용에 모두 비성경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 추도(追悼, 따를 추, 슬퍼할 도)라는 의미는 ‘추상(追想)하여 슬퍼한다’는 뜻으로 영어로는 mourning, condolence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추도식은 문자적으로는 ‘후손들이 생시의 고인을 따르던 마음으로 고인을 기억하여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의식’을 말합니다. 유교에 영향을 받은 우리 조상들이 부모공경의 한 방법으로 생전에도 효도하고, 죽은 뒤에도 잘 공경한다는 차원으로 한달 상(喪), 100일 상(喪), 그리고 옛날에는 1년 상(喪), 3년 상(喪), 심지어는 10년 상(喪)을 치룬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성경신자가 되면 ‘모든 사람은 육체의 생명이 끝날 때 영원한 운명이 결정되며 육체로 살아있는 자가 이미 죽은 자의 운명에는 아무영향을 끼칠 수 없다’는 진리에 비추어 이러한 의식이 허례허식(虛禮虛飾)의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성경신자라면 우상숭배 여부 이전에 시간과 노력과 돈을 낭비하는 추도식은 전혀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고인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형식적인 의식만 남아 있기 때문에 추도식(追悼式) 곧 추억하여 슬퍼하는 식은 아니고 일 년에 한 번씩 고인의 기일에 생시의 고인을 추억해 보는 정도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흔히 추도식을 영어로는 기념식, 기억하는 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 memorial ceremony로 표현합니다.

그러면 기독교인들이 돌아가신 부모나 조상들에 대한 유교식 제사의식을 대신하여 소위 추도식을 하는데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어떤 그리스도인들은 ‘추도’를 ‘기억하여 기도한다’는 뜻으로 ‘추도’(追禱)로 알고 있지만 이런 말은 없습니다. 추도(追禱)로 생각한다면 자칫 ‘죽은 자를 위한 기도’로 오해될 수 있습니다. 로마 카톨릭은 죽은 뒤에도 운명이 바뀌어 질 수 있다고 믿지만 성경의 진리에 의하면 그러한 교리는 거짓 가르침이며 반하나님적이며 반성경적인 교리입니다. 우리 성경신자는 어떤 이유에서든지 육신으로 이미 죽은 자를 위해서는 기도할 것이 아무것도 없고 또 할 수도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cf. 눅 16:19-31). 그러므로 ‘고인의 죽음을 기억하여 슬퍼하는 추도(追悼)’이든 ‘고인의 죽음을 기억하여 기도하는 추도(追禱)’이든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다만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우상숭배의 의미가 아니라면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은 개인의 양심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으므로 소위 추도예배에 대한 개인의 결정을 서로 존중해야 합니다. 물론 타협하는 태도까지 존중할 수는 없지만 근본적인 것이 아닌 미묘한 부분은 그 사람이 하나님과 성경말씀과의 관계에서 결정하는 것을 우리는 존중해야 합니다.

만약 목회자인 저에게 추도식, 추도예배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온다면 저의 개인의 양심에 따라 다음과 같이 답변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세계 곳곳에 다양한 여러 민족들을 허락하셨습니다. 그 민족들은 서로 다른 독특한 문화나 관습,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하지만 성경의 가르침을 거스르지 않는다면 그 지역사람들의 문화를 인정해야 하고 성경신자와 복음 전도자는 그것을 지혜롭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문화와 전통이라고 해도 하나님의 창조질서와 거룩하심을 근본적으로 반하는 복혼(複婚, polygamy), 중혼(重婚, bigamy)문제는 다릅니다. 중혼은 어떤 상황에서도 성경 신자에게는 타협의 여지가 없는 주제입니다. 그러나 추도식, 추도예배 문제는 성격상 중혼, 복혼과는 조금 다릅니다. 두 방향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로, 자신이 속해 있는 가족이 모두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이라면 추도예배든 추도식이든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서로 떨어져 살고 있는 가족이라면 자손으로서 부모님의 기일(忌日)에 모여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며 고인의 신앙과 아름다운 삶을 회고하는 가족 모임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성탄절 모임이나 추수감사절 모임 같이 국가적으로 정해진 휴일을 지혜롭게 선용하여 하나님께 감사하고 가족들이 서로 사랑을 나누는 모임이라면 나쁜 일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 시대 성탄절의 문제는 예수님께서 실제 초림하신 날이 12월 25일 이라고 믿고 온갖 비성경적인 풍습과 관습 등을 실행하는 것인데 이런 것은 성경신자에게는 합당한 일이 아닙니다.

둘째로는, 가족 구성원이 모두 구원받지 못한 경우입니다. 이 경우는 수학 공식처럼 명료한 방법을 제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혜가 필요합니다(cf. 마 10:16). 성경 신자는 불신가족이 지내는 조상 제사는 헛된 것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것이 우상숭배라는 것도 잘 압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를 수 있는 성경신자는 불신자들이 행하는 그러한 우상숭배 제사 행위에 그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참여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제사가 부모공경, 조상공경의 행위라고 믿는 다른 불신 가족들에게 복음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가족의 모임 행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그들에게 직, 간접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잃어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아주 미묘한 문제지만 그 문제를 다루는데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만약 신자인 내가 내 자신만의 신앙의 편리만을 위해 나의 신앙을 내세워 그들과 교류를 단절하면 기회라는 면에서는 복음전도의 기회를 놓치는 것입니다. 그러한 행동은 복음전도의 명령을 받은 사람으로서 지혜로운 행동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이것은 양심에 따른 저의 개인 생각입니다). 일반 크리스천이나 전임사역자들 중에서도 아예 불신가족과는 관계를 끊고 행사에 일절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개인의 양심에 따른 결정이라면 나는 아무것도 판단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하면 조상숭배, 우상숭배에 관해서는 깨끗하다고 생각하여 마음이 떳떳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세상에 가서, 모든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주님의 지상 대명령(마 28:19-20; 막 16:15; 행 1:8), 때에 맞든지 맞지 아니하든지 복음을 전하라는 주님의 엄위하신 명령(딤후 4:1-2), 그리고 곧 복음전도 사역지인 네 지역(예루살렘, 온 유대, 사마리아, 땅의 맨 끝 지역) 중의 첫 지역인 “예루살렘”인 자신의 가장 가까운 가족, 형제, 자매, 친척에게 주님의 증인이 되라는 주님의 명령(행 1:8)에 대해서는 떳떳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이 말씀은 제자들이 네 지역을 반드시 순서대로 하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그러나 순서에 관계없이 상황에 따라 어느 곳에서도 해야 하지만 자신의 “예루살렘”을 버리고 “땅 끝 지역”에 간다는 것은 자칫 위선이 될 수 있습니다. 예루살렘에 있는 사람들에게 주님을 증언하였지만 그들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과 아예 예루살렘에서는 복음을 전하지 않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복음전도자는 그들이 하나님을 경배하지 않고 엉뚱하게 우상숭배한다고 그들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하나님의 진리를 몰라 우상숭배를 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들에게 접근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의 태도는 우리에게 좋은 모델이 되어야 합니다. 그는 주위의 오해와 편견을 무서워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맡겨진 영혼구원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을 더 두려워하였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편리나 선호 등은 그것이 나쁜 것이 아니더라도 최고의 사명인 구령을 위해서는 희생시켰습니다(롬 9:3, 10:1; 고전 8:13, 9:18-22). 이것이 사도 바울의 사역의 주요 포인트였습니다. 자기 자신의 입지를 위한 ‘타협’과 다른 영혼을 위한 ‘희생’은 분명 구별되어야 합니다. 곧 불신가족들이 두려워 타협하여 가족 모임에 참석하는 것이 아니라, 불신 가족들이 주님의 복음 전도대상자이기 때문에 그들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신자가 그런 모임에 참석하면서도 예수님에 대해 아무 것도 전할 생각이 없다면 차라리 자신의 신앙과 그들을 위해서도 결별하고 참석하지 않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이유는 복음을 전할 목적으로 참석하지 않고 가족의 눈치를 보고 가족 간의 화합만을 위해 참석한다면 불신 가족들은 자신들과 별 차이가 없는 신자가족이 가지고 있는 그런 신앙을 굳이 가지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거듭난 신자가 부모, 조상 제사나 명절 모임에 참석할 때 지켜야 할 신앙의 마지노선이 있습니다. 진리를 팔아서까지 불신자의 마음을 사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복음을 전해 줄 명분으로 비진리와 타협하면 결국 복음을 전하지도 못하고 혹 전한다 해도 그 복음은 말로만 그치고 하나님의 능력과 성령님이 임하시는 그런 복음은 되지 않을 것입니다(cf. 살전 1:5). 부모든 조상이든 죽은 이들에게 바친 음식이라면 우상에게 바친 것입니다. 음식자체는 영적인 요소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는 말씀에 확신을 갖고 감사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먹으면 창조주 하나님께서 만드신 물질이므로 좋은 것입니다(딤전 4:3-5). 음식 자체가 부정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믿음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고전 8:4-8). 불신 가족들은 부모공경차원으로 제사를 드린다고 해도 우상숭배의 배경에는 마귀가 있으므로 결론적으로는 부모가 아닌 마귀에게 제사를 드리는 것이 됩니다(고전 10:19-22). 그러므로 불신 형제자매의 구원을 위해 참석하더라도 카톨릭 신자들이나 일부 개신교 기독교인들처럼 하나님이 아닌 다른 신에게 절하는 일은 어떤 명분으로도 결코 있어서는 안 됩니다(출 20:3-5). 초신자이거나 믿음이 아직 단단하지 않아 상처를 받거나 오해소지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 성경말씀을 기초로 단단한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기일(忌日)에 참석하더라도 음식을 만들고 함께 나누어 먹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마저 양심이 불편하다면 양심에 따라 참여하지 않는 것이 좋겠지요. 저의 경우도 교회 일이나 복음사역으로 시간을 내기 어려울 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가족모임이나 부모님의 기일에 참석합니다. 그러나 유교사상에 의해 제사가 곧 부모공경, 조상공경이라고 철저히 믿고 있는 우리가족 어르신들(노인이신 형님들과 누님들)에게 왜 제사가 돌아가신 분들과 아무 상관없는 의미 없는 일인지를 알려드렸습니다. 묵시적으로 그 사실을 반대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제사를 지내지 않으면 마음이 허전하고 무엇인가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못할 짓을 한 것처럼 느끼기 때문에 계속 제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 분들이 영적인 눈이 열리고 하나님의 진리를 알아야 해결될 문제입니다. 내가 가족 모임에 참석하고 음식을 준비하고 나누어 먹어도 불신 가족들이 하는 것처럼 잔을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술잔을 올리거나 절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우리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이 가지고 있는 큰 무기가 있습니다. 기도입니다. 신자들이 기도할 때 불신 가족들은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거듭난 신자들은 죽은 부모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아니고 살아있는 후손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은 우상숭배 절 대신에 불신 가족들을 위해 바로 그 현장에서 우리의 불신가족들의 눈을 뜨게 하시고 마음을 움직여주실 수 있는 전능하신 하나님께 간절히 그리고 절박하게 기도할 수 있습니다. 불신자들의 제사 현장이 오히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불신가족들의 영혼구원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절박한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cf. 마 7:7-11; 눅 18:1-8; 빌 4:6-7).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가족 제사 모임에 참석하고, 안하는 것, 그리고 추도예배를 하는 것과 그것까지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각자의 신앙 양심에 따라 결정할 일입니다. 다만, 진리와 비진리의 선은 분명이 유지하되, 복음전도 대상의 “예루살렘”은 바로 우리의 가족, 친척, 이웃, 동료임을 잊지 말고 그들의 영혼구원을 위해서는 내 자신의 불편과 오해와 비난은 감수하고 내 자신의 편리와 이익, 선호 등은 포기할 수 있는 헌신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 답변이 형제님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