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된 병자는 무슨 죄 때문에 병을 앓았는지 모르지만 주님께서 그를 고쳐주시고 그에게 당부하신 말씀이 있다. “네가 온전하게 되었으니 더 심한 것이 네게 생기지 않도록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요 5:14). 만약 고침 받은 이 사람이 온전하게 되었다고 다시 죄를 지으면 그 죄의 결과는 자신이 거두어야 한다는 말씀이다. 또 간음하다 잡힌 여인은 주님으로부터 죄를 용서받았지만 그동안 그녀가 뿌린 죄의 열매나 영향까지 제거 받은 것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그 여인은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sin no more)"(요 8:11)라는 주님의 명령을 받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아버지의 죄를 아들이 담당하지 않게 하신다는 것은 아버지의 직접적인 죄 값을 아들에게 전가하지 않으신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 번 뿌린 죄 씨의 영향까지 제거하신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로 부모의 죄와 불법은 몇 대 자손들에까지 영향을 준다. 이 사실은 분명하다. 예를 들어, 구원을 받았어도 전에 아버지가 담배를 많이 피웠다면 자신의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함께 사는 자녀에게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어떤 부모가 구원받기 전 성적인 죄에 빠져 질병을 얻었다면 그것의 나쁜 열매가 자녀에게로 전이되는 경우가 흔하다(성병, 에이즈 등). 그러한 나쁜 행습이 오랫동안 계속되면 몸에 나쁜 유전인자까지 생길 수 있다. 이것은 육체적인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육체적인 것은 물론, 심리적, 정신적인 면이나, 성격이나 인격적인 면에도 적용된다. 이렇게 자식은 아버지의 불법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아버지의 죄와 불법 혹은 나쁜 습성의 결과가 아들에게 전가되는 것이다. 아버지가 거짓말을 잘하면 그 죄에 대한 열매는 아버지가 스스로 거두어야 하지만, 아버지의 거짓말 잘하는 습성은 무의식적으로 함께 사는 자식에게 나쁜 본이 되어 그 아들도 그 죄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결국 동일한 죄를 짓는 결과를 낳게 한다.
아버지의 불법이 3, 4대까지 이르게 하신다고 하신 것은 아버지들의 죄와 불법이 그들의 자식, 자손 세대에 열매로 재생산된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들에게 주신 엄한 경고이다. 자기에게 주어진 한 번의 인생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상기하게 하는 말씀이다. 자신이 뿌린 씨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반드시 뿌린 대로, 심은 대로 그 열매를 거두게 되어있다. 당대에 안 거두면 2대, 3대 어느 때든지 그 열매를 거두게 되어있다. 선한 것을 심은 사람은 이 땅에서든 하늘에서든 그 보상을 받을 것이고, 더 더욱 나쁜 것을 심은 사람은 자기가 심은 대로 그 열매를 그대로 거두게 될 것이다.
“속지 말라. 하나님은 조롱당하지 않으시니 사람이 무엇을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갈 6:7)
✿ <적용> 인간 세계의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는 영적인 아버지와 아들 관계의 준엄한 모형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선하고 경건한 본으로 보이고 주님의 교육과 훈계로 자식을 양육하며, 자식은 신자가 하나님 아버지를 대하듯 자신의 부모에게 순종함으로 섬겨야 한다(엡 6:1-3). 하나님께서는 부모가 자식을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가르침을 주셨고(엡 6:4; 잠 22:6, 13:24, 19:18, 22:6, 15, 23:13-14, 29:15), 자식이 부모를 어떻게 공경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무서울 정도로 준엄한 명령을 주셨다(cf. 레 19:32, 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