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출 31:18 “그분께서 시내 산 위에서 모세와 대화하는 것을 마치고 증언 판 두 개를 모세에게 주시니 그것들은 돌 판이요, 하나님의 손가락으로 쓰신 것이더라.”(And he gave unto Moses, when he had made an end of communing with him upon mount Sinai, two tables of testimony, tables of stone, written with the finger of God.). / 신 9:10“주께서 내게 하나님의 손가락으로 쓰신 두 돌 판을 넘겨주셨느니라...” → 하나님은 육체의 형태를 갖지 않으신 영(Spirit)이신데 육체의 손가락을 가지고 계신다는 것은 무엇인가?
◈ 성경은 하나님이 물질의 몸을 갖지 않으신 영이라고 밝히고 있다(요 4:24 “하나님은 영이시니 그분께 경배하는 자들이 반드시 영과 진리로 그분께 경배할지니라.”). 피조물인 사람의 제한된 머리로 창조주 하나님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 피조물은 창조주를 판단할 위치에 있지 않고 오직 그분의 긍휼과 은혜만을 입고 살아가는 존재일 뿐이다.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께서 제한적인 피조물 사람과 소통하실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창조주 하나님께서 피조물 사람의 수준에 맞추어서 하실 수밖에 없다. 이것을 이른바 ‘신인동형론’(神人同形論, anthropomorphism, 의인론, 擬人論) - 하나님에 관하여 설명할 때 사람의 용어를 빌어서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 방법 - 이라고 한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을 긍휼히 여겨주시고 사랑하시는 한 방법이다.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 인간들을 구하시기 위해 인간들에게 하나님의 수준으로 올라오라고 하시는 대신 친히 사람의 수준으로 내려오셔서 사람의 죄 문제를 해결해주신 성육신의 놀라운 신비도 우리 사람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의 방법이었다.
“하나님의 손가락”(the finger of God)이라는 것은 수사법(rhetoric) 중에서 제유법(提喩法, synecdoche 시넥도키, *일부분으로 전체, 전체로 부분을 나타내는 표현법. 빵이 식량을 나타내는 따위)으로 표현한 것이다. 하나님의 능력, 힘을 가리키기 위해 ‘하나님의 손가락’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집트의 마술사들도 하나님의 능력을 이렇게 표현하였다(출 8:19 “그 때에 마술사들이 파라오에게 이르되, 이것은 하나님의 손가락이니이다...”). 시편 기자 다윗은 하나님의 창조의 능력을 주의 손가락으로 지으신 작품이라고 찬양하였다(시 8:3 “주의 하늘들 곧 주의 손가락으로 지으신 작품과 주께서 정하신 달과 별들을 내가 깊이 생각하오니”). 예수님께서도 하나님의 능력을 그렇게 표현하셨다(눅 11:20 “그러나 내가 하나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내쫒으면 분명히 하나님의 왕국이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
하나님께서 두 돌 판에 십계명을 어떻게 기록하셨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두 돌 판을 하나님의 손가락으로 직접 기록해서 주셨다고 한 것은 모세가 받은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님의 직접적인 능력과 섭리에 의해 주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곧 이러한 표현은 성경 말씀이 사람의 생각을 기초로 써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감(靈感)으로 기록된 것임을 분명히 해주는 것이다.
참고로, 신인동형론에 의한 주님에 대한 표현은 주님의 손가락뿐 아니고 주의 얼굴(face, 출 33:20, 23; 레 17:10, 20:3, 5, 6; 신 3:17...), 등(back, 출 33:23), 눈(eyes, 창 6:8; 신 11:12, 13;18; 삼상 26:24; 삼하 15:25; 대하 16:9; 시 34:15; 잠 15:3 ...), 입(mouth, 신 8:3; 수 9:14; 대하 6:4, 36:12; 사 1:20, 40:5, 58:14, 62:2; 렘 9:12, 23:16. 미 4:4), 팔(arm, 사 52:10, 53:1: 요 12:38), 손(hands, 대하 6:4; 시 28:5, 92:4, 138:8 사 5:12; 히 1:10) 등으로도 표현하고 있다.
✿ <적용> 일반적으로 하나님께서 글을 쓰셨다고 해도 아무 문제없지만 ‘하나님의 손가락’으로 쓰셨다는 표현은 더 강력한 뜻을 내포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친히 쓰셨으면 누가 그 말씀을 부정할 수 있을까? 또한 하나님의 손가락으로 쓰셨다는 것은 우리에게 얼마나 정감 있고 실감 있는 모습으로 다가 오는가! 주의 손가락 곧 권능으로 지으신 모든 창조세계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우리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안다는 것은 큰 복이 아닌가?
“주의 하늘들 곧 주의 손가락으로 지으신 작품과 주께서 정하신 달과 별들을 내가 깊이 생각하오니 /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깊이 생각하시나이까? 사람의 아들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찾아오시나이까? / 주께서 그를 천사들보다 조금 낮게 만드시고 그에게 영광과 존귀로 관을 씌우셨나이다. / 주께서 그로 하여금 주의 손으로 지으신 것들을 지배하게 하시고 모든 것을 그의 발아래 두셨사오니 / 참으로 모든 양과 소와 들짐승이며 / 공중의 날짐승과 바다의 물고기와 바다의 길들을 지나다니는 모든 것이니이다. / 오 주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지 그리 뛰어나신지요!” (시 8:3-9)
세상의 모든 것을 손가락으로 지으신 주님께서 사람들의 죄를 사해주시기 위해 이제 세상을 창조하시던 그분의 손에 굵은 대 못을 받으셨다는 것은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요 20:24- 29). 하나님의 대속 사역의 놀라운 사랑과 은혜를 안 사람들 곧 십자가에 못 박히신 하나님의 손에서 흘린 피를 통해 구원받은 사람들에게는 이제 하나님은 단순한 하나님이 아니다. 거듭난 자녀들에게 하나님은 아무 감정 교류가 없는 무뚝뚝한 이교도들의 우상 신이 아니시다. 주의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시고, 주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우리와 교통하시고, 주의 거룩한 팔을 드러내 주시고, 주의 손가락으로 우리를 위해 일을 행하시는 하나님은 우리의 아바 아버지 하나님이시며 동시에 살아계신 하나님(the living God)이시다. 그분은 산자들의 하나님 곧 영원히 살아계신 하나님이시다.
“나는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요, 야곱의 하나님이니라, 하셨으니 하나님은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요, 산 자의 하나님이시니라”(마 22:32).
“그러나 주는 참 하나님이시니 그분은 살아계신 하나님(the living God)이시오, 영존하는 왕이시로다. 그분의 진노에 땅이 떨고 민족들이 능히 그분의 격노를 견디지 못하리로다.”(렘 10:10)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죽은 자들이 자기들의 죽은 자들을 장사지내게 하고 너는 가서 하나님의 왕국을 선포하라, 하시니라.”(눅 9:60)
☛ 나는 영적으로 산 자인가, 죽은 자인가? 하나님을 나의 아버지로 부르려면 사람은 누구나 그분의 말씀으로 살아나야 한다. 거듭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