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출 33:18-23 “모세가 이르되, 간청하오니 주의 영광을 내게 보여 주소서, 하매... 또 이르시되, 나를 보고 살자가 없을 터이므로 네가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라...네가 내 뒷부분은 보되 내 얼굴은 보지 못하리라, 하시니라.” (v.20 And he said, Thou canst not see my face: for there shall no man see me, and live ... v.23 ...and thou shalt see my back parts: bt my face shall not be seen.) → 하나님을 보면 살 수 있는 자가 없다고 했는데 하나님을 보고도 죽지 않은 사람들을 기록한 성경 구절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하나님을 보았다고 한 사람들은 어떻게 된 것인가?

◈ 피조물 인간이 하나님의 얼굴을 직접 보면 살지 못하는 것뿐 아니라 하나님의 얼굴을 본 사람이 없고 볼 수도 없다고 하였다(요 1:18 “어느 때나 아무도 하나님을 보지 못하였으되...” / 딤전 1:17 “이제 영원하신 왕 곧 죽지 아니하시고 보이지 아니하시고 홀로 지혜로우신 하나님께 존귀와 영광이 영원무궁토록 있기를 원하노라. 아멘.” / 딤전 6:16 “오직 그분께만 죽지 아니함이 있고 그분은 아무도 접근하지 못할 빛에 거하시며 아무도 그분을 보지 못하였고 또 볼 수도 없나니 그분께 존귀와 영존하는 권능이 있기를 원하노라. 아멘.”).

그러나 야곱은 얍복 강에서 “내가 얼굴을 마주 대하여 하나님을 보았으나 내 생명이 보존되었다”라고 했으며(창 32:30), 모세와 아론과 나답과 아비후와 이스라엘 장로 70인 그리고 이스라엘의 자손의 귀족들이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보았다고 하였다(출24:9-11). 또 모세는 하나님과 얼굴을 마주 대하며 대화를 나누었다고도 하였다(출 33:11; 민 12:8; 신 34:10). 삼손의 아버지 마노아와 어머니도 하나님을 보았다고 고백하였다(삿 13:22). 이외 대언자 이사야와 다니엘도 하나님을 본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사 6:1; 단 7:9). 서로 모순된 것처럼 보이는 이 문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우선 이사야와 다니엘의 경우는 육안으로 직접 본 것이 아니라 환상을 통하여 본 것이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삼손의 아버지 마노아가 자기 아내에게 “우리가 하나님을 보았으니 반드시 죽으리로다”(삿 13:22)라고 말한 것은 직접 하나님을 보았다는 것이 아니라 주의 천사를 보았다는 것이다. 마노아가 주의 천사를 주라고 고백한 것을 감안하면(삿 13:23) 마노아 부부에게 나타난 주의 천사는 성육신 이전의 그리스도로 보인다. 이런 경우를 그리스도의 현현(顯現, Christophany) 혹은 하나님의 현현(顯現, Theophany)이라고 한다. 태초부터 계신 말씀 하나님께서 성육신 전에 육의 모습을 입고 나타나신 경우로서 이런 경우는 사람들이 직접 뵈어도 위험하지 않았다. 마므레 평야에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난 세 남자중 한 사람은 일시적으로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나신 성육신 전의 그리스도로 보이는데 이 분을 성경은 주(LORD, 개역성경의 여호와 하나님)로 기록하고 있다(cf. 창 18:1-2, 9-20). 시내 산에서 모세와 아론과 그의 아들들, 이스라엘의 장로와 귀족들이 하나님을 보았다고 한 것은 하나님의 얼굴을 직접 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발과 발밑의 광경을 보았다는 표현이다(출 24:10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보니 그분의 발밑은 마치 사파이어 돌로 포장한 듯하고 청명한 하늘의 실체 같더라.”).

하나님의 보고 살자가 없다는 것은 하나님께 접근조차 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얼굴을 직접 보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께서 직접 모세에게 하나님의 얼굴은 보지 못하지만 하나님의 뒷부분은 볼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모세가 하나님께 하나님의 영광을 보여 달라고 한 것은 하나님께서 들어주실 수 없는 요구였다. 그래서 하나님은 하나님의 얼굴을 보고 살 자가 없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친히 모세를 보호하시려고 모세 곁을 지나가실 때에 하나님의 손으로 모세를 덮어서 하나님의 얼굴을 보지 못하도록 보호해주시고 지나가신 뒤에 손을 떼시어 주님의 뒷모습만을 보여주신 것이다(참고. 출 33:20-23). 여기에서 실제로 영이신 하나님(사 31:3; 요 4:24)에게 등이 있다는 것이라기보다는 신인동형론(anthropomorphism)에 의한 수사법의 표현이다. 하나님의 뒷부분[등 부분, back parts]은 실제의 몸의 부분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의 잔존효과(aftereffects) 곧 하나님의 임재가 남겨 놓은 후광만을 본 것이다. (참조. Water C. Kaiser, Jr. / Hard Sayings of the Old Testament, 1988)

✿ <적용> 장차 거룩한 도시 하늘의 새 예루살렘에 들어가면 주 하나님과 어린양 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직접 뵐 수 있을 것이다(계 21:22-24). 그러나 지상에 사는 피조물 사람은 썩지 않을 영화로운 몸으로 변화되기 전에는 거룩한 빛이신 하나님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없다.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육의 모습으로 아브라함을 친히 찾아 오셔서 아브라함과 대면하여 대화를 나누시며 그에게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 계획을 알려주신 것은 하나님의 놀라운 긍휼과 사랑에서 나온 것이다.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빛에 거하시므로 아무도 볼 수도 없는 하나님을 사람들이 보았다고 한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 피조물 인간을 긍휼히 여기셔서 사람의 수준까지 내려오신 것 곧 성육신의 신비를 알려주는 것이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을지니 곧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도 있던 마음이라. / 그분은 하나님의 형체로 계시므로 하나님과 동등함을 강탈로 여지지 아니하셨으나 / 스스로 무명한 자가 되사 자기 위에 종의 형체를 취하시고 사람의 모습이 되셨으며 /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순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의 죽음이라.”(빌 2:5-8).

   영이신 하나님, 얼굴을 보면 사람이 죽을 수밖에 없는 그렇게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친히 무명한 자가 되시고 종의 형체를 취하시어 사람의 모습, 사람의 모양으로 이 땅에 오신 성육신의 놀라운 신비를 어찌 피조물의 제한된 머리로 이해할 수 있겠는가?신비와 경이 그 자체가 아닌가? 진정으로 거듭난 사람들은 성경을 읽을 때 마다 피조물의 제한된 머리로 판단하며 하나님 말씀에 의구심을 갖는 대신 오히려 우리 사람들을 향한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과 은혜를 절감한다. 그래서 시편 기자 다윗은 하나님의 말씀들이 자신의 입에 꿀보다 더 달다고 고백하였고(시 19:10, 119:103),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 곧 주의 법 이 천천의 금은보다 좋고, 주님의 명령들을 금보다 참으로 정금보다 더 사랑한다고 고백하였다(시 119:72, 127).

☛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를 구원해주시기 위해 비천한 사람의 모습으로 오셔서 우리의 죄와 불법을 모두 지시고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신 주님을 참으로 사랑하는가? 그분의 입에서 나온 말씀 곧 성경에 기록된 말씀을 사랑하고 순종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