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민 25:9 “그 재앙으로 죽은 자가 이만 사천 명이더라.” / 고전 10:8 “그들 가운데 어떤 자들이 음행하다가 하루에(in one day) 이만 삼천 명이 쓰러졌으니 우리는 그들과 같이 음행하지 말자.” → 죽은 자가 24,000명인가, 아니면 23,000명인가? 구약과 신약 성경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성경의 저자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 시팀에 머무르던 이스라엘 백성은 모압의 딸들과 행음하고 모압의 신들에게 절함으로 인해 하나님의 진노를 사서 심판의 재앙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는 사건이 있었다. 성경은 이스라엘백성이 바알브올에게 연합한 이 사건의 배경에는 모압 왕 발락에게 이스라엘을 유혹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불의의 삯을 사랑한 위선적인 대언자 발람이 있다는 것을 밝혀주고 있다(민31:16). 이스라엘의 이 불행한 사건에서 하나님의 징벌로 죽은 자가 민수기의 필자인 모세는 24,000명이라고 기록하였고, 동일한 사건을 언급한 사도 바울은 이 사건으로 죽은 사람이 23,000명이라고 기록하였다. 천명의 차이가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모세의 기록과 바울의 기록은 내용이 틀린 것이 아니라 사건의 전모를 기록한 것인가, 사건의 일부를 기록한 것인가에 차이가 있다. 모세에 의하면 이 사건으로 인해 전체로 죽은 사람의 수가 24,000명이고, 바울의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이 일어난 하루에23,000명이 죽었다. 하나님께서 바알브올에게 연합한 이스라엘 사람들을 직접 심판하신 것이 아니라 모세에게 명령하시고 모세는 이스라엘의 재판관들에게 그 집행을 명령하였다(v.3 “모세가 이스라엘의 재판관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각각 자기 사람들 곧 바알브올에게 연합한 자들을 죽이라, 하니라.”). 이런 와중에서도 대담하게 미디안 여인과 공개적으로 행음을 하던 한 사람에게 의로운 분노를 집행한 아론의 손자인 비느하스의 열심(熱心)이 최종적으로 재앙을 그치게 하였다. 이렇게 끝난 사건은 며칠이 소요되었는지 모르지만 최소한 하루는 넘은 것으로 보인다. 하나님께서 직접 집행하셨다면 하루 만에 아니 순식간에 끝내실 수 있지만, 이스라엘의 재판관들이 집행하였기 때문에 재판관들의 칼을 피하기 위해 숨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고, 그런 상황에서 범법자들을 모두 찾아내어 집행하는데 하루 이상이 소요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것이 며칠이 걸렸는지 모르지만, 이 사건으로 죽은 이스라엘 사람은 총 24,000명이고 하루에(아마도 사건 첫날에) 죽은 사람은 23,000명으로 바울사도는 이렇게 하루에 죽은 사람의 수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해결책으로는, 이 사건의 심판으로 하나님의 재앙과 칼로 죽이는 것을 분리해서 보는 학자도 있다(*Grotius). 하나님의 진노 곧 재앙으로 23,000명이 죽고 1,000명은 비느하스와 그의 동료[재판관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것으로 본다.

요한 웨슬리(John Wesley)는 재앙으로 죽은 자가 23,000명이고 목매어 죽인 백성의 모든 우두머리들(all the heads of the people, v.4)이 1,000명이라고 해석한다.

또 하나의 해석은, 죽은 사람의 수가 23,000에서 24,000사이로서 정확한 수가 필요하지 않을 때는 이렇게 개략적인 수를 사용하는 것이 유대인의 관습의 하나이기 때문에 바울 사도는 적은 수를 기록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어떻게 해석하든 민수기의 기록과 고린도전서의 기록은 오류 없는 영감으로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이다.

✿ 이 사건은 불의의 삯을 탐하는 대언자 발람의 타협적인 행동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낳았는지, 그리고 하나님은 결코 하나님의 백성들이 우상과 연합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시는 질투의 하나님(출 20:5; 34:14; 신 4:24, 5:9; 수 24:19; 고전 10:22)이시라는 것과, 영적인 난국에 주님과 민족을 위해 분연이 일어선 비느하스의 용기를 묵상하게 하는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