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신명기 34장. 신명기의 마지막장인 34장은 모세 자신의 죽음 관한 기록이다. → <주장> 신명기는 모세가 쓴 것으로 알려져 왔다. 모세는 어떻게 죽은 뒤에 자신의 죽음을 기록할 수 있는가? 이 부분은 모세가 직접 기록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기록한 것을 후대에 신명기에 더한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영감으로 주어진 말씀이 맞는가?

◈ 신명기 34장 1~4절은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모세의 죽음에 관해 말씀하신 내용이고 5절 부터는 모세가 죽은 뒤의 이야기를 기록한 내용이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위와 같은 질문이 계속되고 있다. 아담 클락(Adam Clarke) 같은 건전한 보수주의 성경주석가도 죽은 모세가 자신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하면서 신명기 34장은 눈의 아들 여호수아(v.9)가 기록한 것이라고 주장한다(*Adam Clarke's Commentary). 또 이스라엘의 서기관 에스라(Ezra)가 기록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성경학자들도 있다.

물론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성경의 장(chapter)과 절(verse)은 인간 성경기록자가 하나님의 영감을 받아 기록한 것은 아니다. 두루마리에 기록되어 보관되어온 성경은 원래는 성경 각권이 지금처럼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았다. 원본 성경은 각각의 성경기록자가 하나님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기록하였기 때문에 지금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는 한 권의 성경전서가 아니고 개별적인 성경의 단권형식으로 읽혀지고 전해져 내려왔다. 그러다가 성령님의 인도 하에 성경의 정경화 작업이 진행되어 오다가 구약은 에스라 등 유대인들을 통해 집대성되고 정경이 된 성경들이 AD 90 얌니야 회의에서 추인되었고, 신약은 지역교회를 통해 이미 정경으로 굳어진 성경들이 AD 397 카르타고 종교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채택되었다. 이후 성경 접근성과 편리성을 위해 스티븐 랭톤(Stephen Langton, 켄터베리 대주교)에 의해현대의 성경의 장(章, chapter)이 만들어 졌고, 절(節, verse)은 16세기에 만들어졌다. 그러므로 장(章), 절(節) 자체가 영감을 받은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모든 말씀을 보전하시겠다고 약속하신 하나님께서 사람들이 보존된 말씀을 계속해서 잘 전파하고 읽을 수 있도록 성경의 장과 절을 넣는데 전혀 개입하지 않으셨다고 믿기는 어렵다. 무리하게 신명기 34장은 원래 여호수아 1장의 앞부분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필요가 없다.

그러면 모세가 자신의 죽음에 관한 내용을 어떻게 기록하였을까? 다시 한 번 성경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주어진 것이라는 사실(딤후3:16 “모든 성경기록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주신 것으로 교리와 책망과 바로잡음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을 상기하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영감(靈感)이란 사람의 생각이나 판단을 초월하는 하나님의 숨이 불어넣어지는 것을 말한다.그렇다면 왜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자신의 죽음과 매장 등에 관한 내용을 그가 죽기 전에 계시해주실 수 없는가? 모세가 자신의 죽음에 관한 기록, 죽음 후의 내용을 기록하는 것이 과연 불가능한 것인가? 이것이 세상 사람의 책들과 하나님의 책인 성경의 차이다. 세상 책의 저자는 자신의 죽음에 관한 것은 스스로 기록할 수 없고 누군가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이 죽은 뒤에야 기록 할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되는 성경은 그 필자의 죽음과 죽음후의 일도 기록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그렇게 기록하라고 하셨으면 모세는 자신의 죽음에 관한 것도 얼마든지 기록할 수 있다. 성경필자로 선택받은 사람들은 자신이 성경을 기록할 때 자신의 이성으로 이해되는 것만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이해되지 않아도 하나님께서 기록하라고 하신 것을 그대로 기록하였다.

“먼저 이것을 알라. 성경 기록의 대언 중 어떤 것도 사적인 해석에서 나지 아니하였나니 / 대언은 옛적에 사람의 뜻으로 말미암아 나오지 아니하였고 오직 하나님의 거룩한 사람들은 성령님께서 움직이시는 대로 말하였느니라.” (벧후 2:20-21).

하나님의 영감으로 주신 성경을 인간의 이성으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사람의 머리로는 성경의 모든 내용을 다 이해할 수 없다.인간의 제한된 능력으로 성경기록을 억지로 분석하다가는 스스로 오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한다.

“또 우리 주의 오래 참으심이 구원인 줄로 여기라. 심지어 우리가 사랑하는 형제 바울도 자기가 받은 지혜대로 너희에게 이같이 썼고 / 또 그의 모든 서신에서도 이것들에 관해 그 안에서 말하였으되 그 안에 깨닫기 어려운 것이 더러 있으므로 배우지 못하여 불안정한 자들이 다른 성경 기록들과 같이 그것들도 왜곡하다가 스스로 파멸에 이르느니라. / 그러므로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이것들을 미리 알았은즉 저 사악한 자의 오류에 이끌려 너희도 너희 자신의 굳건함에서 떨어지지 아니하도록 주의하라.” (벧후 3:15-17)

    결론적으로, 모세의 죽음이 기록된 신명기 34장 때문에 모세가 신명기의 필자라는 사실이 부인될 수 없다. 또한 모세가 자신의 죽음에 대해 기록한 것이 성경의 오류는 더 더욱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