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삼상 31:4 “이에 사울이 자기의 병기를 드는 자에게 이르되, 네 칼을 빼어 그것으로 나를 찌르라. 이 할례 받지 않은 자들이 와서 나를 찌르고 능욕할까 염려하노라, 하나 그의 병기를 드는 자가 심히 두려워하여 하려 하지 아니하므로 사울이 칼을 취해 그 위에 쓰러지매 / 그의 병기를 드는 자가 사울이 죽은 것을 보고 자기도 마찬가지로 자기 칼 위에 쓰러져 그와 함께 죽으니라.” / 삼하 1:9-10, v.10 “그가 쓰러진 뒤에는 살 수 없는 줄을 내가 확신하고 이에 그 위에 서서 그를 죽이고 그의 머리에 있던 관과 팔에 있던 팔찌를 벗겨 그것들을 여기로 내 주께로 가져왔나이다, 하니라” → 사울 왕은 어떻게 죽었나?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자결한 것인가, 아니면 우연히 길보아 산에 올라간 아말렉 족속 청년에 의해 죽은 것인가?

◈ 사울의 죽음에 대하여 서로 다른 이 두 기록은 성경의 모순으로 성경의 저자가 성령하나님이 아니고 서로 다른 두 인간 저자에 의해 쓰여진 증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든 성경기록이 하나님의 영감으로 주신 것이라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진리다. 그러나 그 내용이 모두 거룩하고 경건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어떤 사실에 대해 있는 그대로 정확하고 빠짐없이 기록했다는 의미에서 거룩한 하나님의 말씀이다. 삼상 31장의 기록도 정확한 것이고 삼하 1장의 기록도 정확한 것이지만 정확한 기록이라고 해서 아말렉 족속 청년이 말한 것(삼하 1장)이 진리라는 것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사울이 자살했던지, 타살되었던지 둘 중의 하나는 사실이고 하나는 사실이 아니다. 한 사람의 죽음에 대해 자살과 타살은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상 31장 사울의 죽음에 대한 기록은 어떤 사람의 주관적인 기술(記述)이 아니고 제 삼자의 입장에서 성령 하나님께서 필자인 사무엘에게 기록하게 하신 것이다. 그 내용이 도덕적인가 비도덕적인가를 떠나서 어떤 사건이나 일에 대한 정확한 사실이다. 이에 비해 삼하 1장의 기록도 성령하나님께서 기록하게 하신 것이지만 그 내용은 성령님께서 정리하신 것이 아니고, 다윗 왕이 사울과 요나단이 죽었다고 다윗에게 보고하는 아말렉 족속 청년에게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단이 죽은 것을 네가 어떻게 아느냐?”(삼하 1:5)고 물었을 때 그 청년이 대답한 내용을 그대로 기록한 것이다. 그대로 기록한 것이지만 아말렉 청년이 사실을 말한 것인지 거짓을 말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이 아말렉 청년은 다윗의 적인 사울을 자신이 죽였다고 다윗에게 알리면 다윗이 기뻐서 자신의 전공(戰功)을 칭찬하고 보상을 내릴 것이라고 잘못된 생각을 갖고 찾아 온 것으로 보인다. 사울이 어떻게 죽었는지는 성경 독자가 판단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 이 두 기록은 성경의 모순이나 오류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정확히 기록한 하나님의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