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삼하 14:27 “압살롬에게 아들 셋과 딸 하나가 태어났는데 그 딸의 이름은 다말이더라. 그녀는 얼굴이 아름다운 여자더라.”(And unto Absalom there were born three sons, and one daughter, whose name was Tamar: she was a woman of a fair countenance.) /

삼하 18:18 “이제 압살롬이 생전에 자기를 위하여 기둥을 가져다가 왕의 골짜기에 세웠으니 이는 그가 말하기를 내 이름을 기억나게 할 아들이 내게 없다, 하였기 때문이라. 그러므로 그가 자기 이름을 따라 그 기둥을 불렀으며 그 기둥이 이 날까지 압살롬의 처소라 불리더라.”(Now Absalom... for he said, I have no son to keep my name in remembrance...) → 압살롬은 아들이 있었는가, 없었는가? 어느 것이 맞는가?

◈ 사무엘기하 18장이 기록된 시기는 대략 압살롬이 왕권을 빼앗으려고 자기 아버지 다윗을 반역하기 1~2년 전쯤으로 압살롬은 그 당시 그에게 그의 이름을 이어갈 남은 아들이 없었고 고백하였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말한 것이 그가 전에 아들 셋이 있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압살롬이 아들 셋과 딸이 있었는데 그 후 그가 자기의 이름을 이어받아야 할 아들이 없다고 말한 것은, 그가 전에 결혼을 해서 가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가정에 무슨 일이 일어나서 자녀들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특히 아들 셋과 딸 하나를 두었는데 딸의 이름은 다말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아들들의 이름은 밝히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세 아들을 낳았지만 그들이 어렸을 때 일찍 죽었던지 혹은 무슨 일이 일어나서 압살롬에게는 더 이상 그의 이름을 이을 아들이 남아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만약 세 아들이 장성하기 전 일찍 죽었다면, 그 세 아들로 인해 압살롬에게는 아들들로 인한 심적인 고통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압살롬 자신은 왕권을 물려받을 수 있는 왕자의 신분이었지만 자신이 왕이 되면 자신의 이름을 이어줄 아들이 없다는 처지를 한탄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그는 “내 이름을 기억나게 할 아들이 내게 없다”라고 하면서 자신의 대를 이을 아들들이 없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왕의 골짜기”에 아들들을 생각하며 자기 이름으로 일종의 비석인 기둥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 결론적으로, 압살롬이 세 명의 아들이 있었다는 기록(삼하 14:27)도 사실이고 그 후 압살롬 스스로 내 이름을 기억나게 할 아들이 없다고 고백한 기록(삼하 18:18)도 정확한 하나님의 말씀이다.

♣ 압살롬이 아들이 있었는가, 없었는가라는 주제를 떠나, 이 두 절의 성경기록은 성경 독자로 하여금 압살롬에 관한 묵상 주제를 제공하고 있다.

압살롬이 자신의 아들들을 생각하고 자신의 처지를 애처롭게 생각하며 자신의 이름으로 기둥을 세운 곳이 “왕의 골짜기”(King's dale)라는 것을 보면 당시 압살롬의 마음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압살롬은 스스로를 불쌍히 여기는 자기 연민의 심정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왕의 골짜기”는 하나님의 제사장이었던 살렘 왕 멜기세덱이 빵과 포도즙을 가지고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아브람을 맞이하고 축복한 곳이다(창 14:17-18 *성경에 단 두 곳에만 나옴). 또한 사무엘하 18:18의 말씀은 압살롬이 죽기 전 “생전에” 있었던 일을 회고 식으로 기록한 것이다. 압살롬이 권력에 눈이 멀어 자기 아버지 다윗에게 패륜적인 행동을 하다가 다윗의 장군 요압에 의해 죽음을 당하여 돌무더기에 묻힌 사건을 기록한 17절과 이 소식을 다윗 왕에게 전하는 내용인 19절 사이에 삽입된 것이다. 압살롬이 죽기 전에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며 기둥[비석]을 세운 사건이 왜 여기에 삽입되었을까? 이렇게 절묘하게(?) 삽입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닐 것이다.

압살롬이 자신의 이름을 새긴 비석 기둥을 세우는 행동은 세 아들을 잃은 자신의 허전하고 처량한 처지를 무엇으로 채워보려는 일종의 보상 심리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이름으로 기둥을 세운다는 것은 자신의 이름과 명예를 세상에 보존하려는 시도이다. 요한 웨슬레(John Wesley)는 압살롬의 기둥을 이렇게 해석하고 있다: “기둥 - 그의 이름을 보존하기 위한 것; 그의 이름이 계속 망각 상태에 묻혀져 왔었다면 그 기둥은 차라리 그의 명예를 위해 세운 것”(A pillar-To preserve his name; whereas it had been more for his honour if his name had been buried in perpetual oblivion). 그러나 지금 그는 없는 아들들을 생각하며 자신의 처지에 대한 자기 연민의 정으로 기념비를 세웠지만, 결국은 몇 년이 지나지 않아 권력욕에 눈이 어두워 왕권을 탈취하려고 아들의 본분과 의무를 망각해버리고 자신의 아버지를 배반하고 또 아버지의 부인들을 범하는(삼하 16:20-22) 패륜아로 전락하였다. 자기의 아들들과 자기의 처지에 대해서는 불쌍히 여기는 태도를 취하였지만, 자신을 낳아주고 사랑해준 아버지에 대해서는 짐승과 같은 비인륜적인 행동을 한 것이다(삼하 15:6). 아버지 다윗이 아들 압살롬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했는가?(삼하 13:39, 14:1, 18:33). 압살롬은 결국 자신이 뿌린 사악한 씨의 열매를 거두고 비참하게 그리고 수치스럽게 죽음을 당하였다(삼하 18:14-15). 만약 압살롬이 그렇게 애처러워(?) 했던 세 아들이 살아 있었다면 그는 자신의 아들들에게 자신의 패륜적인 삶으로 인해 불행한 유산을 상속해준 불행한 아버지가 되었을 것이다.

어떤 성경주석가는 하나님께서 이러한 패륜적인 압살롬을 심판하시기 위해 아들 세 명을 데려가신 것이라고 하였다(*제네바 성경). 성경에서 소개한 ‘압살롬’이라는 이름은 하나님의 자녀들의 영적인 반면교사(反面敎唆)를 위해 잊지 말아야 할 이름 중의 하나다.

챨스 스펄전 목사는 압살롬의 기둥에 관하여 이렇게 썼다:

“압살롬의 기둥은 지금도 두드러지게 여행자들의 눈에 띤다. 그러나 지금 그 기둥의 유일한 목적은 비인간적인[잔인무도한]아들의 악명을 영원히 드러내는 것뿐이다. 자녀들이여, 너희 부모를 사랑하고 복종하라. 그렇지 않으면 압살롬의 죄와 그의 비참한 운명에 떨어질 것이다.”(Absalom's pillar is still pointed out to travelers, but its only purpose is to immortalize the infamy of the unnatural son. Children, love and obey your parents, lest you fall into Absalom's sin and do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