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삼하 24:24 “왕이 아라우나에게 이르되, 그렇지 아니하니라. 오직 내가 반드시 값을 주고 네게서 그것을 사리라. 내가 값을 치르지 아니한 것으로는 주 내 하나님께 번제 헌물을 드리지 아니하리라, 하고 이에 다윗이 은 오십 세겔로 타작마당과 소들을 사고”(And the king said unto Araunah, Nay; but I will surely buy it of thee at a price: neither will I offer burnt offerings unto the LORD my God of that which doth cost me nothing. So David bought the threshingfloor and the oxen for fifty shekels of silver.) / 대상 21:24-25 “다윗 왕이 오르난에게 이르되, 그렇지 아니하니라. 내가 참으로 충분한 값을 주고 그것을 사리라... 이처럼 다윗이 그 장소를 사려고 금 육백 세겔을 달아 오르난에게 주니라.”(And kind David said to Ornan, Nay; but I will verily buy it fo the full price: ... So David gave to Ornan for the place six hundred of gold by weight.) → 다윗이 돈을 지불한 사람은 아라우나(Araunah)인가, 오르난(Ornan)인가? 다윗이 지불한 돈은 정확히 얼마인가? 은 50세겔인가, 금 600세겔인가?

◈ 첫 번째, 이름 문제는 간단하다. 예루살렘지역에서 살고 있던 여부스 족속 오르난(Ornan)은 아라우나(Araunah)의 또 다른 이름이거나 아라우나의 축약형 혹은 애칭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영어로 로버트(Robert)는 랍(Rob) 혹은 라비(Robby), 윌리암(William)은 빌(Bill), 토마스(Thomas)는 톰(Tom) 등 수 없이 많다. 오류가 아니라 동인이명(同人異名)의 케이스다.

두 번째, 다윗이 지불한 가격문제다. 사무엘기하의 기록은 다윗이 돈을 지불하고 구입한 것들 중에서 희생물을 드리는데 가장 중심이 되는 장소인 타작마당과 희생제물인 소들만을 말한 것이고, 역대기상의 기록은 희생물을 드리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마당을 포함하여 거기에 연결되어 있는 주변 땅까지 넓은 범위를 언급한 것이다. 이 사실은 역대기상 21:22절에 기록된 다윗 왕의 제안내용이 뒷받침한다. “그때에 다윗이 오르난에게 이르되, 이 타작마당이 있는 곳을 내게 주라. 내가 그 안에서 주께 제단을 쌓으리니 너는 충분한 값을 받고 그것을 내게 주라...”(Then David said to Ornan, Grant me the place of this threshingfloor, that I may bulid an altar therein unto the LORD: thou shalt grant it me for the full price ...).

“일반적으로 타작마당은 별로 넓은 지역이 아니며 대개 그 넓이가 30내지 40피트 정도이다. 소 두 마리와 손수레의 시가는 당시 통용되던 시가로 계산해도 은 50세겔을 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역대상 21:25에서는 다윗이 그보다도 훨씬 많은 금 육백 세겔-이것은 은 50세겔의 약 180배가 된다-을 지불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역대기의 숫자는 소와 타작 도구뿐 아니라 그 지역 전체의 값을 가리키는 것 같다... 주전 5세기뿐 아니라 고대 역사의 어느 시기에 있어서도, 타작마당이 금 육백 세겔과 같은 값이 나간 적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오르난이 모리아 산의 전 지역을 소유하고 있었다고 결론지어도 무방할 것이다. 그 길이가 1600피트이고, 우뚝 솟아 있는 모리아 산은 극히 값어치가 있는 좋은 땅으로서 금 육백 세겔의 값은 쉽게 나갔을 것이다...”(Gleason Archer)

✿ 결론적으로 다윗이 하나님께 희생제물을 드리기 위해 필요했던 타작마당과 소(아마도 두 마리)의 값은 50세겔이었고, 타작마당이 포함된 보다 넓은 지역의 값으로 지불한 것이 금 600 세겔로 두 성경기록은 오류가 아니고 모두 정확한 하나님의 말씀이다.

♣ 다윗 왕이 거금 육 백 세겔을 지불하고 산 땅은 그의 조상 아브라함이 다윗이 구입하기 약 1000년 전에 아들 이삭을 번제헌물로 드리려 했던 모리아 땅(창 22:2)이다. 다윗 왕은 후에 하나님의 집을 지을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준비하여 아들 솔로몬에게 넘겨주었고 솔로몬 왕은 바로 그 곳 모리아 산에 하나님의 집을 지었는데 이것이 이스라엘의 첫 성전인 솔로몬 성전이다(대하 3:1). 또한 이곳은 후에 하나님께서 인류를 위해 대속 희생 제물로 제공하신 하나님의 어린 양 예수님께서 고난을 받으시고 피 흘려 죽으셨던 골고다 언덕 가까이에 있다. 현재는 불행하게도 솔로몬이 지은 이 성전[스룹바벨성전, 후에 헤롯이 재건한 성전]이 AD 70년에 로마 장군 디도에 의해 완전 파괴된 이후 폐허로 남아있던 자리[모리아 산 혹은 성전 산]에 이슬람의 황금 돔 사원[사원 중앙에 큰 바위가 있어 바위 사원, 혹은 이슬람 칼리프였던 오마르의 이름을 따서 오마르(Omar) 사원이라고도 함]과 엘[알] 악사(El Aksa) 사원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마지막 때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상 재림하시기 전에는 적그리스도의 도움으로 유대인들의 성전 곧 환란성전이 다시 회복될 것이며 환란성전을 중심으로 인류 역사의 마지막 장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지게 될 것이다(cf. 단 9:24-27).

다윗이 교만하여 백성의 수를 센 죄 때문에 징벌을 받아 고통을 겪고 있을 때 하나님의 대언자 갓은 다윗에게 와서 여부스 족속 아라우나의 타작마당에 하나님께 제단을 쌓으라는 주님의 명령을 알려주었다. 다윗이 명령에 순종하여 아라우나의 타작마당으로 올라갔을 때 아라우나는 다윗 왕에게 자신의 소유물을 원하는 대로 값없이 취하여 단을 쌓으라고 제안하였다(삼하24:18-24). 다윗은 일국의 왕으로서 백성인 아라우나가 자신에게 진상하는 물질을 얼마든지 받아 자신의 필요를 위해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윗 왕은 “그렇지 아니하니라. 오직 내가 반드시 값을 주고 네게서 그것을 사리라. 내가 값을 치르지 아니한 것으로는 주 내 하나님께 번제 헌물을 드리지 아니하리라”(v.24)고 하면서 자신의 재물로 합당한 값을 넉넉히 주고 산 뒤에 거기에 주께 제단을 쌓아 번제헌물과 화평헌물을 드렸다(삼하 24:25).

우리는 주 하나님을 어떻게 섬길 수 있는가? 우리는 소유물, 물질로만 하나님을 섬길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내가 소유한 물질을 드리지 않고 주님을 온전히 섬길 수도 없다. 어떤 사람이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자신의 것은 아무것도 희생하지 않으려는 사람의 신앙은 헛된 것이다. 만약 다윗이 아라우나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타작마당에서 드려진 희생헌물은 다윗의 것이 아니고 아라우나의 희생 제물이었을 것이다. 아무리 아라우나가 왕에 대한 충성심으로 제안하였더라도 다윗의 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을 것이다. 죄를 지은 것을 아라우나가 아니고 다윗이었기 때문에 다윗은 반드시 자신의 책임으로 희생헌물을 드려야 했던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죄 문제를 해결 받을 수 있도록 그 길로 인도할 수 있지만 그 사람들의 죄를 대신 값아 줄 수 없다. 자신의 죄와 불법은 자신의 비용으로 값을 치러야 한다. 이것은 자신의 죄를 스스로 해결 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라 내 죄를 다른 사람이, 다른 사람의 죄를 내가 대신 해결할 수 없다는 말이다. 각자의 죄 문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공로를 각자가 자신의 비용 곧 자신의 믿음으로 사서 해결 받는 것이다.

이 사건을 통해 하나님은 영이시고 온 우주만물의 소유주이시지만 피조물인 우리가 창조주 하나님을 어떠한 태도로 섬겨야 할 것인가를 가르쳐주시고 있다. “네 재물과 네 모든 소출의 첫 열매로 주를 공경하라”(Honour the LORD with thy substance, and with the firstfruits of all thine increase.)(잠 3:9). 신자들이나 불신자들이나 많은 사람들이 드림에 대해 오해하는 것이 있다. 자신의 물질헌신이 하나님의 금고에 들어가는 것으로 생각한다. 주님은 가난해서 우리의 재물이나 돈이 필요하신 분이 아니다. 우리가 주님의 필요한 것을 공급해드리는가? 주님께서 우리의 모든 것을 공급해주시는 분인가? 우리가 지상에서 주님의 이름으로 드리는 모든 것은 하늘에 있는 우리 자신의 금고, 하늘에 있는 우리 자신의 은행 계정을 위한 것이다. “오직 너희 자신을 위해 보물을 하늘에 쌓아두라. 거기서는 좀이 먹지도 녹이 슬지도 않으며 거기서은 도둑이 뚫지도 훔치지도 못하느니라. / 너희 보물이 있는 곳에 너희 마음도 있으리라.”(마 6:20-21). 이 진리를 알면 “인색하게 뿌리거나” “마지못해 하거나 억지로 하지” 않고 즐겁게 드릴 수 있다(고후 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