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왕하 8:26 “아하시야가 통치하기 시작할 때에 나이가 이십이 세더라. 그가 예루살렘에서 일 년 동안 통치하니라. 그의 어머니의 이름은 이스라엘 왕 오므리의 손녀 아달랴더라.”(Two and twenty years old was Ahazaiah he began to reign; and he reigned one year in Jerusalem. And his mother's name was Athaliah, the daughter of Omri king of Israel.) / 대하 22:2 “아하시야가 통치하기 시작할 때에 나이가 사십이세더라. 그가 예루살렘에서 일 년 동안 통치하니라. 그의 어머니의 이름 역시 오므리의 손녀 아달랴더라.”(Forty two years old was Ahazaiah when he began to reign, and he reigned one year in Jerusalem. His mother's name also was Athaliah the daughter of Omri.) → 아하시야 왕이 통치할 때의 나이는 22세인가, 42세인가?

◈ 한 왕의 통치기간이 20년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 문제는 성경의 난해구절 중에서 가장 난해한 것 중의 하나로 여겨진다.

이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를 풀기 위해 먼저 성경기록에 대하여 몇 가지 고려할 사항이 있다.

첫째, 하나님의 말씀은 모두가 일률적으로 성격이 동일하지 않다는 점이다. 어떤 구절은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과 같고(벧전 2:2) 어떤 구절은 쉽게 먹을 수 없는 딱딱한 음식과도 같다(고전 3:1-2; 벧후 3:15-17; 히 5:12-14).

둘째, 성경은 반드시 필요한 것을 기록하였지만 모든 것을 상세히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요 20:31, 21:25).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진리를 선언하시지만(창 1:1) 피조물 사람에게 모든 것을 자세히 해명하실 의무가 없다(욥 33:13). 필요할 때 설명하실 수 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자세히 풀어 설명해주셨고 제자들도 그렇게 하였다(막 4:34; 눅 24:27; 행 11:4, 18:26, 28:23).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을 단순히 읽는 것만 아니라 공부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라는 명령을 받고 있다(요 5:39; 딤후 2:15).

셋째, 성경을 공부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조물 인간 중에서 창조주 하나님의 높고 완전한 뜻, 곧 성경의 모든 말씀을 완전히 알거나 이해하는 사람은 지상에 없다(사 55:8-9; 전 3:11, 8:17, 11:5). 그 이유로 사람들은 성경말씀을 알면 알수록, 배우면 배울수록 겸손해야 한다(고전 3:18, 8:2, 10:12). 지금 지상에서는 거울을 통하여 보는 것과 같고 주님 앞에 가서야 모든 것을 다 알게 될 것이다(고전 13:12). 그러나 구원의 길 등 우리가 알아야 할 진리를 모르게 하시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가 필요한 것들을 알게 하는 것으로 감사하고 만족해야 한다(롬 11:33).

넷째, 특히 성경에서 연대를 해석할 때는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몇 가지 점이 있다. ①성경은 어느 왕의 통치기간을 말할 때 일부분이라도 한 해로 간주한다. 어떤 해에 퇴위하는 왕과 즉위하는 왕이 있다면 두 왕의 통치기간에 모두 포함된다. ②때때로 어떤 왕의 통치기간은 그 왕의 즉위기간 대신에 그 왕이 속한 왕조의 시작부터 계산하기도 한다(예. 대하 16:1은 왕국의 기간 vs. 왕상 16:8은 왕의 즉위기간). ③때때로 한 왕의 통치 시작은 그가 기름부음 혹은 안수 받을 때를 기준으로 하거나 혹은 실제로 즉위할 때를 기준으로 하거나 혹은 두 시점을 모두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있다. ④이스라엘이나 유다왕국에서 일정한 기간에 통치하는 왕이 한 사람 이상인 경우는 드문 일이 아니다(*섭정을 하거나 공동통치를 하는 경우). ⑤성경에서 “아들”(son)이라는 용어는 항상 한 아버지의 직계 자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아버지가 실제로 할아버지인 경우(단 5:2)도 있고, 의붓아버지인 경우(삼상 24:16)도 있고, 더 먼 조상이 될 수도 있다(마 1:1 “다윗의 아들[자손], 아브라함의 아들[자손]”).

다섯째, 성경에는 동명이인, 이명동인이 다수 있다. 예를 들어 ‘아하시야’라는 이름을 가진 왕이 최소한 두 명이 있다. 북 왕국 이스라엘에 아하시야 왕이 있고, 남 왕국 유다에도 아하시야 왕이 있다. 북 왕국 이스라엘에는 아합(Ahab)-아하시야(Ahaziah)-여호람(Jehoram)의 계보(AAJ)이고, 남 왕국 유다에는 여호사밧(Jehoshaphat)-여호람(Jehoram)-아하시야(Ahazaiah)의 계보(JJA)다. 또한 아하시야(Ahaziah)는 두 가지 이름을 더 가지고 있다. 아하시야(Ahaziah, 대하 22:1), 여호아하스(대하 21:17), 그리고 아사랴(Azariah, 대하 22:6)는 모두 같은 사람이다(이명동인).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상기 제기된 문제는 다음과 같이 접근해 볼 수 있다.

#1. 여호람 왕과 아달랴 사이의 아들 아하시야가 유다왕국 통치를 시작할 때의 실제의 나이는 22세이다(왕하 8:26). 그러나 역대하에 기록된 42세 곧 42년을 아하시야 왕이 실제로 통치한 때부터 소급해보면 오므리(Omri) 왕조의 시작 해가 된다. 아하시야 왕은 실제로 22세였지만(왕하 8:26), 그의 통치기간은 사악한 오므리(Omri) 왕조의 연장이라는 의미에서 오므리 왕조의 시작부터 계산되었다(대하 22:2). 세상의 계산 방법으로는 드문 일이지만 성경이 다윗의 왕족 계보에서 일탈한 사악한 오므리 왕조를 부정적으로 부각시키신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cf. 대하 22:2-4). 그러므로 “아하시야가 통치하기 시작할 때에 나이가 사십이세더라.”라는 역대하의 표현은 히브리어의 숙어적인 용법으로 “42년의 아들”(A son of forty two years)이라는 의미로 곧 아하시야가 왕으로 오를 때 오므리가 창시한 오므리 왕조의 통치기간이 42년이라는 뜻이다.

#2. 아하시야가 왕위에 올라 통치할 때의 나이를 실제로 42세(대하 22:2)로 보는 방법이다. 그러면 열왕기하의 22세와 어떻게 조화가 될 수 있는가? 아하시야 왕의 아버지 여호람, 여호람의 아버지 여호사밧 왕은 북왕국 이스라엘의 아합 왕과 연합을 하여 시리아와 전쟁을 벌였다. 그런데 이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하나님의 대언자 미가야(Micaiah)가 바른 대언을 한다는 이유로 아합 왕의 미움을 받아 도시의 감독자 아몬(Amon)에게 끌려가서 감옥에 갇히게 된다(대하 18장). 또 아몬이 감독하고 있던 장소는 아하시야의 어린 친아들 요아스(Joash)도 머무른 곳인데 이 때 아하시야의 친 아들 요아스를 “왕의 아들”이라고 기록하고 있다(왕상 22:26; 대하 18:25; 22:11). 그의 할아버지 여호사밧이 아합과 연합하여 시리아와 전쟁을 할 때 그의 아들 여호람과 손자 아하시야까지 모두 왕으로 불리고 있다. 당시 이러한 관습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여호람과 그의 아들 아하시야에게도 이런 배경이 있다면, 아하시야는 22세 되던 해에 왕으로 임명되어 왕으로 불렸지만 임명받고 20년이 지난 42세에 실제로 통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3. 만약 #2의 접근법 곧 아하시야가 실제로 42세의 나이에 즉위하였다면 하나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아하시야의 아버지 여호람(Jehoram)은 40세에 죽었다고 기록하고 있다(대하 21:20). 그렇다면 여호람이 죽을 때(40세) 그의 아들 아하시야가 42세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여호람 왕에게는 아하시야라는 이름을 가진 두 명의 아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는 접근법이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42세의 아하시야는 실제 친 아들이 아니고 여호람의 의붓아들이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어머니는 북 왕국 오므리의 손녀요 아합의 딸이었던 아달랴인데 여호람이 아달랴와 결혼할 때 이미 아하시야라는 이름을 가진 이스라엘에서 얻은 아들이 있었는데(*혹은 다른 이름이었는데 결혼 후에 아하시야로 불렸을 수도 있다) 이 아들을 데리고 여호람 왕과 결혼하여 두 명의 아들 아하시야가 있었다는 접근법이다. 성경에 두 명의 아하시야가 있었다는 강한 암시가 나와 있다(왕하 10:13 “아하시야의 형제들” / 대하 22:2 “그의 어머니의 이름 역시[also] 오므리의 손녀 아달랴더라”).

이와 같은 접근법을 정리해보면, 북 왕국 이스라엘 아합 왕의 딸 아달랴는 남 왕국 유다의 여호사밧 왕의 아들 여호람과 결혼할 때 아하시야라는 이름을 가진 아들이 있었는데 아하시야는 아마도 자기의 외할아버지 아합 왕의 궁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을 것이다. 그 후에 아달랴가 남 왕국으로 출가하여 여호람과의 사이에 ‘여호아하스’(Jehoahaz)라는 아들을 낳았다(대하 21:17). 이 여호아하스도 아하시야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어 여호람은 아하시야라는 이름을 가진 두 명의 아들 곧 자신의 친 아들과 그보다 20살이 많은 의붓아들을 두게 되었다. 이러한 분석이 맞는다면, 여호람 왕이 악한 행동으로 인해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창자에 병이 생겨 고통을 받을 때 22세의 아하시야가 왕위에 올라 1년 동안 통치하였고(왕하 8:26), 42세의 의붓아들 아하시야도 왕위에 올라 1년을 통치하였다(대하 22:2). 아하시야가 통치한 때는 북 왕국 이스라엘의 왕 여호람의 12년째이고(왕하 8:25), “아합의 아들 요람의 제십일년”(왕하 9:29)이라고 밝히고 있다. 일 년의 차이가 있는 것은 왕위 즉위에 관한 의식이나 절차가 11년째 말에 시작하여 12년째 초에 끝났거나, 두 명의 아하시야 왕의 통치 때를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다. 아하시야의 통치 기간은 짧은 일 년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분명한 것은 여호람 왕이 죽은 해에 두 명의 아들 아하시야도 죽은 것으로 보인다.

✿ 제기된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 제시된 세 가지 접근법 중에서 어느 경우이든 두 성경기록은 오류가 아니다.

이른바 성경에서 제기되는 이와 같은 문제를 가장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성경기록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고 사람이 쓴 것이기 때문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논리를 근거로 자유롭게 고치는 방법이다. 하나님의 말씀 보존 방법으로서 번역보존을 믿지 않는 소위 원어주의자들은 쉽게 영어 KJB의 번역상의 오류라고 단정할지 모르지만, 위에서 제기된 문제의 구절은 KJB의 번역 텍스트였던 현존하는 모든 맛소라 히브리 본문도 동일하게 되어 있다. 이런 점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원어로만 보존되었다고 주장하는 원어주의자들은 설 장소가 없다. 원어주의자들이 물러난 곳에는 원본주의자들이 들어온다. 처음에 하나님께서 영감으로 기록하게 하신 세상에 단 한 권 밖에 없는 성경, 그러나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자필원본(autograph)만 오류가 없는 정확한 말씀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논리와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역대하 22:2절의 42세는 열왕기하 8:26절의 22세를 잘 못 필사한 오류라고 주장한다. 히브리어 맛소라 본문, 그리스어 수용본문도 번역본처럼 사람의 실수나 잘못이 있기 때문에 영감으로 주어진 자필원본만 오류없는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본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세상에 단 한 권밖에 없었던 그 자필원본성경은 이 세상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니 누구든 어떻게 주장하든, 그것이 옳은 것인지 아닌지 증명할 길이 없다. 최종 권위와 기준이 없으면 백가쟁명식의 성경 비평과 해석을 막을 길이 없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이러한 태도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지 않는 것이며 동시에 ‘살아계신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믿지 않는 것이다. 믿는 것 같지만 결론은 믿지 않는 불신앙이며 믿음이 없는 무신앙이다.

사람이라면 신.불신을 막론하고 반드시 기억해야할 말씀이 있다. 주님께서는 피조물 인간과 세상을 심판하실 때 오직 우리에게 보존해주신 하나님의 말씀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으신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분의 말씀, 곧 성경 말씀 만이 유일한 진리이다.

“나를 거절하고 내 말들을 받아들이지 아니하는 자에게는 심판하는 이가 있으니 곧 내가 한 말 바로 그 말이 마지막 날에 그를 심판하리라.”(요 12:48)

“아버지의 진리로 그들을 거룩히 구별하옵소서. 아버지의 말씀은 진리이니이다.”(요 17:17)

♥ 여러분의 성경관은 하나님의 성품과 속성, 그리고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 위에 세워져있는가? 아니면 사람들의 지식과 논리위에 세워져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