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욥 14:10-12 “사람은 죽으면 소멸되나니 참으로 사람이 숨을 거두면 그가 어디에 있나이까? / 물이 바다에서 없어지고 홍수가 줄어들어 마름같이 / 사람은 누우면 일어나지 못하고 하늘들이 더 이상 있지 아니할 때까지 그들이 잠에서 깨지 못하며 일어나지 못하리이다.”(But man dieth, and wasteth away: yea, man giveth up the ghost, and where is he? / As the waters fail from the sea, and the flood decayeth and drieth up: / So man lieth down, and riseth not: till the heavens be no more, they shall not awake, nor be raised out of their sleep.) / 욥 27:3 “내 숨이 내 속에 있고 하나님의 영이 내 콧구멍에 있을 동안에는 / 내 입술이 결코 사악한 것을 말하지 아니하며 내 혀가 속이는 것을 말하지 아니하리라.”(All the while my breath is in me, and the spirit of God is in my nostrils; / My lips shall not speak wickedness, nor my tongue utter deceit.) / 시 88:10 “주께서 죽은 자들에게 이적들을 보이시겠나이까? 죽은 자들이 일어나 주를 찬양하리이까? 셀라. / 주의 인자하심이 무덤 속에서 밝히 드러나리이까? 주의 신실하심이 파멸 속에서 밝히 드러나리이까?” (Wilt thou shew wonders to the dead? shall the dead arise [and] praise thee? Selah. / Shall thy lovingkindness be declared in the grave? [or] thy faithfulness in destruction?) / 전 9:4-5 “살아 있는 모든 것에게 연합된 자에게 소망이 있나니 살아 있는 개가 죽은 사자보다 나으니라. / 살아 있는 자들은 자기가 죽을 것을 알거니와 죽은 자들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며 다시는 보상도 받지 못하나니 이는 그들을 기억하는 일이 잊혔기 때문이로다.”(For to him that is joined to all the living there is hope: for a living dog is better than a dead lion. / For the living know that they shall die: but the dead know not any thing, neither have they any more a reward; for the memory of them is forgotten.) → 사람은 호흡이 끝나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닌가? 성경의 구절들은 ‘영혼수면교리’(the doctrine of soul sleep)를 가르치지 않는가?

◈ 사람이 육체가 죽은 후의 상태에 관하여 여러 가지 주장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안식일교회, 여호와의 증인 등이 주장하는 ‘영혼수면설’이나 ‘영혼멸절설’이다. 상기 제시된 성경구절은 이 주장의 중요한 근거로 사용된다. 제칠일 안식일교회의 창시 교주인 알렌 지 화이트(Allen G. White) 여사는 “성경은 분명하게 죽은 자가 즉시 하늘로 가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친다. 죽은 자들은 부활 때까지 잠자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고 주장한다. 화이트 여사의 이 주장이 안식일교회의 공식적인 ‘영혼수면’교리가 되었다.

성경은 66권으로 되어있다. 66권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저자는 한 분 하나님이시다. 그러므로 성경은 서로 상충되거나 모순되지 않는다. 어떤 것들이 그런 것처럼 보이는 것은 사고력과 능력에 한계가 있는 피조물 인간의 눈에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다. 정경(正經)으로 인정된 66권의 성경 전체의 내용을 참고하지 않고 어느 특정한 성경, 특정한 구절을 가지고 전체의 교리를 세우는 것은 위험하다. 이런 태도는 성경을 왜곡하는 것이다(벧후 3:16). 불행하게도 자신이 인식하든 인식하지 못하든, 하나님의 말씀을 부패시키는 사람들이 있고(고후 2:17), 하나님의 말씀을 속임수로 다루는 사람들도 있다(고후 4:2). 성경을 읽거나 가르치는 사람들은 자신의 특별한(?) 이론이나 주장을 세울 때는 이러한 위험이 없는지 늘 신중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성경 66권 전체의 가르침을 종합해보면, 사람의 죽음은 무의식 상태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몸[육체]에서 영혼이 떠나 서로 분리되는 것을 의미한다. 떠나서 이르는 곳은 아무 것도 모르는 무의식 상태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뚜렷하게 인식하는 또 다른 세계를 가리킨다. 육체의 호흡이 중단되어 죽으면 몸은 땅에 묻힌다[이것을 몸이 잠자는 상태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영혼은 천국 혹은 지옥 두 군데 중 한 곳으로 간다. 구약성경에서는 이것을 여행을 떠나거나 어디로 옮겨가는 것으로 표현하였다(창 35:18, 37:35; 삼하 12:23; 왕상 17:21-22). 신약성경에서도 어디로 떠나 옮겨가는 것으로 표현하였다(요 14:1-5; 고후 5:1-2, 12:1-4; 벧후 1:13-14; 눅 16:22-23, 23:43, 46; 행7:79-60). 또한 성경은 몸이 죽은 뒤 그 몸이 부활하기까지의 사이에도 영혼은 몸이 살아 있을 때와 똑 같이 느끼고 인식하는 상태에 있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눅 16:22-24; 마 17:1-3; 계 6:9-11). 성경 전체를 살펴보면 누구든지 어렵지 않게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존재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몸[육체]과 보이지 않는 영.혼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몸이 죽을 때는 영.혼이 몸을 떠나 하나님께서 계시는 천국이나 혹은 하나님께서 계시지 않는 지옥으로 가서 거기에서 영원히 거하게 된다.”

또한 영혼수면설과 같은 이단적인 주장을 잘 분별하려면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의 성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성경은 하나님의 계시를 기록한 책이다. 하나님의 계시는 성격상 처음부터 한 번에 모든 것을 다 밝히지 않는다.한 번에 다 계시되는 것도 있지만, 어떤 것은 성경기록의 과정에서 점진적으로 밝혀지는 것들이 있다. 이것을 성경의‘점진적 계시’(progressive revelation)라고 한다. 구약성경은 사람 본질의 영원성[죽지 않음], 곧 사람이 죽어 무덤에 묻힌 후의 상태에 대해서는 그 계시가 부분적이고 흐릿하다. 윤곽이 불분명한 계시가 신약성경에 와서는 선명해졌다. 물론 구약성경에서 그 계시가 제한적이지만 사람의 본질에 대한 성경의 진리 그 자체는 변함이 없다. 단지 그 진리에 대한 계시가 점진적이기 때문에 구약에서는 신약처럼 명확하지 않다는 것뿐이다. 실제적인 몸의 부활에 관한 진리가 신약에 와서 명백하게 밝혀졌지만, 그 진리는 계시가 흐릿했더라도 여전히 구약성경에도 있었던 진리다(욥14:14, 19:25-27; 시 17:15). 진리는 구약시대에나 신약시대에나 시대에 상관없이 진리다.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진리며 하나님 아버지께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요 14:6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를 통하지 않고는 아무도 아버지께 오지 못하느니라.”). 그 길과 진리와 생명은 구약시대에도 동일한 진리다. 비록 구약성경에는 그리스도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지만, 아브라함은 길과 진리가 되시는 그리스도의 날을 보고 기뻐하였고(요 8:56),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따라간 것은 반석이신 그리스도였으며, 또 그들이 광야에서 불평 불만한 것은 바로 자신들의 길과 진리와 생명이 되시는 그리스도에게 한 것이었다(고전 10:4, 9). 또 다윗은 진리 되시는 그리스도의 부활을 미리 알았고 또 미리 보고 그것에 대해 증언하기도 하였다(행 2:29-31).

✿ 상기 구절은 제한적인 계시 속에서 구약시대의 사람 욥, 시편기자 헤만, 그리고 전도서 기자 솔로몬이 육체의 호흡이 끊어지면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인생의 본질 중 허무함, 무능함, 제한성 등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솔로몬은, 사람은 육체가 죽을 때 그의 영원한 미래의 운명이 정해지므로, 아무리 비천한 삶을 살아도 몸이 살아 있는 한 영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소망과 한 번 주어진 인생의 기회가 얼마나 중요하고 절박한지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살아 있는 모든 것에게 연합된 자에게 소망이 있나니 살아 있는 개가 죽은 사자보다 나으니라.”

결론적으로, 상기 성경 구절은 ‘영혼수면설’이나 ‘영혼멸절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성경에는 영혼수면, 영혼멸절 교리는 없다. 반대로, 사람은 어디에서 살든 영원히 존재하는 것을 가르친다. 단 어디에서 영원을 사느냐가 문제다.하나님과 함께 영원히 사는 곳이 천국이고, 하나님과 영원히 분리되어 사는 곳이 성경에서 명시하는 지옥, 불호수라는 곳이다.

                                                                                                                                    <다비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