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암 5:26 “오히려 너희가 너희의 몰록의 장막과 너희의 형상들 기윤 곧 너희가 너희를 위하여 만든 너희 신의 별을 가지고 다녔나니”(But ye have borne the tabernacle of your Moloch and Chiun your images, the star of your god, which ye made to yourselves.) / 행 7:43 “참으로 너희가 몰록의 장막과 너희의 신 렘판의 별 곧 너희가 경배하려고 만든 형상들을 들고 다녔은즉 내가 너희를 바빌론 너머로 끌고 가리라, 함과 같으니라.”(Yea, ye took up the tabernacle of Moloch, and the star of your god Remphan, figures which ye made to worship them: and I will carry you away beyond Babylon.)
→ <주장> 구약의 대언자 아모스와 신약의 전도자 스데반이 이스라엘이 우상 숭배한 별 신(神)에 대하여 진술한 내용이 서로 다르다. 이스라엘이 섬긴 별 신은 기윤인가, 렘판인가?
◈ 이스라엘을 둘러싸고 있던 이교도들은 수많은 신들을 가지고 있었다. 여느 이교도들 처럼 암몬 자손도 많은 신들이 있었지만 그중의 대표적인 신은 몰록[몰렉]이다. 별(star)의 신 렘판(Remphan)도 그 신들 중의 하나다. 렘판은 별에 관련된 신이었기 때문에 별 모양의 우상을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너희가 너희를 위하여 만든 너희 신의 별”). 이것이 기윤(Chiun)이다. 아모스의 기록은 렘판이 형상화된 별 ‘기윤’을 말한 것이고(“기윤, 너희 신의 별”), 누가가 기록한 사도행전은 렘판 신(神)을 별로 형상화한 ‘기윤’의 이름을 말하지 않은 것뿐이다(“너희의 신 렘판의 별”). 또 별의 신 렘판을 형상화한 별 ‘기윤’은 동일한 렘판 신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두 기록은 오류가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내용이다.
✿ 참고로, 이교도들은 유일신 개념이 없고 모두 다신多神[만신萬神, 범신汎神, pantheon, pantheism]론이다. 가나안 족속들의 신들(엘, 바알, 아세라, 다곤, 몰록, 림몬, 뫁...), 아모리족속의 신들(이쉬타르, 다곤, 하다드...), 블레셋의 신들(다론, 아쉬토레스, 바알제붑...), 바빌론의 신들(아누, 마르둑, 샤마쉬, 신, 이스타르, 담무즈, 나무타르, 이라, 킹수, 나부...), 이집트의 신들(오시리스, 이시스, 호루스, 아피스, 파피... 등 1,200 이상의 신들), 앗수르의 신들(라스, 샤무라, 엘...), 암몬족속의 신(몰록, 몰렉 혹은 밀곰...), 모압의 신(그모쉬...) 등 각 민족마다 다양한 신들이 있었고 또 한 민족의 신들이 다른 민족의 신들이 되기도 하였다. 그리스와 로마의 신들은 다 거명하기가 어렵다.
몰록(Moloch) 혹은 몰렉(Molech)은 인간제물(human sacrifice)로 널리 알려진 이교도 암몬족속의 대표적인 신(神)이다. 때로 몰렉은 가나안의 신인 바알(Baal)과 동일한 신으로 간주되기도 한다(렘 32:35). 이교도들이 섬기는 신들은 사람들을 저주하고 괴롭히는 신들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신들의 노여움을 사기 않기 위해 계속해서 무엇인가 바쳐야 했다. 암몬자손의 신 몰록에게 바치는 제물은 주로 사람이었는데 특히 산채로 바치는 어린이아이였다. 이교도들은 자신들의 신 몰렉의 형상을 만들어 놓고 불로 형상을 달구어 놓고 거기에 아이들을 산채로 던졌다고 한다(cf. 레 18:21, 20:2-5; 신 12:31; 시 106:37-38; 렘 7:31, 19:2-6, 32:35).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나안의 이교도의 풍습에 영향을 받지 말라고 명령하셨다. 그러나 그들이 가나안에 정착한 후에 이교도의 신들을 받아들여 섬기기 시작하였다. 특히 솔로몬 왕은 육신의 안락과 풍요함으로 인해 교만하여져서 말년에는 크게 타락하여 많은 이교도 여인들을 아내로 두고 그들의 신들을 이스라엘 안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시돈 사람의 여신인 ‘아스다롯’(Ashtoreth), 암몬족속의 신 ‘밀곰’(Milcom, 밀감[Milcham, 습 1:5]), 모압의 신 ‘그모스’(Chemosh), 암몬 자손의 신 ‘몰렉’(Molech) 등을 위해 예루살렘 앞의 산에 산당을 세우고 그 신들에게 분향하고 희생물을 드리는 가증한 일을 하였다(왕상 11:1-8; 왕하 23:13). 솔로몬 왕의 영향으로 이스라엘에는 이러한 이교도 신들을 섬기는 일들이 흔하게 되었는데(왕상 11:33), 그중의 하나가 몰렉에게 아이들을 바치는 가증한 일이 성행하였다(왕하 16:3, 17:17; 시 106:38; 렘 19:4-5; 겔 20:26, 31).
이렇게 아이들을 불로 지나가게 해서 몰렉에게 희생물로 바친 곳이 예루살렘 시의 남쪽에 위치한 ‘힌놈(Hinnom)의 골짜기’라는 곳이다(왕하 23:10; 렘 7:31). 힌놈의 골짜기의 가장 낮은 곳을 ‘토벳’(Tophet)이라고 한다(cf. 사 30:33; 렘 7:31-32, 19:6, 11-14). ‘토벳’이라는 이름의 뜻은 확실하지 않지만, 어떤 학자는 ‘태우다’(to burn)라는 의미의 아람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사체를 태우고 묻는 장소’(a place of burning and burying dead bodies)라고 한다. 또 다른 학자는 ‘북’(drum)을 뜻하는 히브리어 ‘토프’에서 나왔는데 몰렉에게 산채로 바치는 어린아이들의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북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유다의 요시아 왕은 이 도벳을 더러운 쓰레기장으로 만들어 이스라엘이 우상숭배를 하지 못하도록 하였다(왕하 23:10). 후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짐승이나 범죄자들의 사체 등 온갖 종류의 쓰레기를 이 도벳에 버리고 전염병이 생기지 않도록 불을 계속해서 태웠다. 이곳을 그리스어로 ‘게헨나’(γέέννα)라고 한다. 그리스어 ‘게헨나’는 히브리어 ‘게-히놈’(힌놈의 골짜기, valley of Hinnom, 수 15:8, 18:16)의 음역이다. 그런 의미에서 계속 타는 게헨나의 불이 유래되었고 여기에서 구원받지 못한 사악한 자들이 영원토록 불타는 장소인 지옥의 의미로 사용되어(사 30:33, 66:24) 신약에서는 ‘게헨나’가 예외 없이 ‘지옥’(hell)으로 번역되었다(마 5:22, 29-30, 10:28, 18:9, 23:15, 33; 막 9:43, 45, 47; 눅 12:5; 약 3:6).
✿ 가증스럽게도 이교도 신 몰렉(몰록)에게 바치는 희생물은 사람이었다. 이스라엘이 이런 풍습을 받아들여 어린아이를 드리는 가증한 일을 행해 하나님의 진노를 받았다. 이후로 이스라엘 뿐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민족들에게 전해져서 곳곳에 이른바 인신제사의 풍습이 남아있다. 우리나라에는 없을까? 있다. 문화와 전통 그리고 예술과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삶에 들어와 있는 것들이 있다. 다만 야만적인 내용이 미화되고 포장되어 있을 뿐이다.
몰렉(Molech)은 ‘다스리다’(to reign), ‘왕위에 오르다’(to ascend the throne)라는 의미의 ‘말락’(malak)에서 나온 단어로 ‘왕’이라는 의미가 들어 있다. 이스라엘의 ‘왕’(king)은 히브리어로 ‘말락’에서 나온 ‘멜렉’(melek)이다. ‘몰렉’은 눈이 어두워 유일하신 참 하나님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을 다스리는 왕이다. 놀랍게도 이 몰렉 신이 이스라엘 안에까지 들어와 번성하였다. 말년에 이교도 출신 아내들로 인해 눈이 어두워진 솔로몬도 참 왕이시며 왕의 왕이신 하나님을 멀리하고 거짓 왕인 몰렉 신을 섬겼다.
지금 신약시대에는 몰렉 신이 없을까? 세상 사람들을 다스리는 몰렉 신이 여기저기에 있다. 이 시대는 돈[물질]이 최대의 몰렉 신이다. 지금도 몰렉 신에 노예가 되어 어린아이들을 희생 제물로 바치는 일들이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다만 의사들은 의술이라는 이름으로 생명을 죽이는 낙태시술을 통해 돈을 벌고, 세상 사람들은 ‘여권신장’ ‘여권보호’라는 구호아래 어린아이들을 살해하고 있다. 이교도 신 몰렉에게 어린아이를 제물로 바친 풍습이 지금 이 시대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눈치 채지 못하고 있다. 현대적인 용어와 인권의 논리로 교묘하게 포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깨어서 기도할 때다.
<다비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