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마 4:1-8 (예수님께서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신 순서) ‘빵이 돌이 되게 하라, 성전꼭대기에서 뛰어내리라, 내게 엎드려 경배하면 세상의 영광을 주리라’ / 눅 4:3-9 (시험의 순서) ‘빵, 세상의 영광, 성전꼭대기에서 뛰어내리라’→ <주장> 마태와 누가는 예수님의 시험의 순서를 서로 다르게 기록하고 있다. 이것은 성경이 사람이 쓴 책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닌가?

◈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 먼저 사복음서의 성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사복음서가 기록된 목적은 예수님의 지상생애의 내용을 시간적인 순서로 알려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의 구원자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신가를 4중으로 조명하기 위한 것이다. 성경의 저자이신 성령하나님께서 네 명의 인간 기록자인 마태, 마가, 누가 그리고 요한이 예수그리스도를 설명하는데 각각의 방향에서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기록하게 하셨다. 성령하나님께서 성경 필자들이 영감으로 기록하게 하셔서, 마태는 예수 그리스도를 유대인과 온 세상의 왕(King)으로, 마가는 예수님을 종(Servant)으로, 누가는 예수님을 사람(인자, 사람의 아들, Son of man)로, 요한은 태초부터 계셨던 하나님(God)으로 그리게 하셨다. 예수님의 지상 공적 사역 중에 일어났던 모든 사건들을 예수님의 네 가지 성격에 맞춰 기록하게 하신 것이다. 의사였던 누가(Luke)의 기록에 의하면, 예수님은 40일 동안 성경에 제시된 세 번의 시험만 받으신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예수님께서 성령님으로 충만하여 요르단에서 돌아오시고 성령에게 인도를 받아 광야로 들어가사 / 사십일을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시더라...”(눅 4:1-2). 사십일 동안 시험을 받으셨다면 성경에 기록된 시험 세가지외에 다른 시험도 받으셨을 것으로 생각된다. 마귀로부터 받으신 많은 시험들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메시아이심을 잘 설명할 수 있는 시험 세 가지를 기록하게 하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시험을 받으신 순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개된 세 가지 시험이 예수님께서 메시아이심을 증명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점이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 어떤 순서로 일어났는지 꼭 알아야 한다면 누가복음의 순서보다 마태복음의 기록이 시간적인 순서로 보면 된다(돌을 빵으로 만들라는 시험 → 성전꼭대기에 뛰어내리라는 시험 → 마귀에게 경배하면 세상 영광을 주겠다는 시험). 마태가 “이에”(then, ‘그런 다음에, 그 뒤에 이어서’ v.5), “다시”(again, v.8), “이에”(then, ‘그런 다음에’ v.9, 10)등 연속적인 순서를 나타내는 접속사를 사용한 사실을 감안하면 마태복음은 사건을 순서적으로 기록한 것으로 보이고, 누가복음은 세 가지 시험을 단순히 “또”(and, ‘그리고’ v.5, 9)로 연결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반드시 시간적인 순서로 기록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접속사 “또, 그리고”(and)는 순서에 상관없이 어떤 내용이 있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 주님께서 40일 동안 금식하시는 동안 마귀의 여러 가지 시험을 받으셨다면, 성경에 세 가지 시험만 소개된 이유나 목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면서 겪는 수많은 시험들을 그 성격에 따라 분류하면 아마도 주님께서 받으신 세 가지 시험의 범주에 들어갈 것이다. 주님께서 침례를 받으시고 본격적으로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 거치셔야 할 것이 마귀의 시험이었다. 이 시험에서 마귀를 물리치신 것은 공생애의 절정인 십자가의 승리를 예고한 것이다. 우리에게도 각자 자신의 십자가가 있다.  
   마귀가 십자가를 지실 그리스도를 유혹한 세 가지 시험은 우리가 최후의 영적인 승리를 얻기 위해 필요한 십자가에 대한 믿음의 시험이다. 첫 번째 시험은, 육신을 위한 먹고 사는 문제다. 사람들은 누구나 육체적인 삶을 무시할 수 없다. 이것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다. 이 문제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영적인 세계를 바라보지 못하고 생명의 믿음에 이르지 못한다. 하나님의 자녀들도 이 문제로 인해 많이 넘어지고 간증을 훼손하다. 두 번째는 인생의 자랑[자부심, 푸라이드]에 관한 문제다. 세 번째의 시험은 세상의 명예와 권세와 관련된 안목의 정욕의 문제다. 마귀는 예수님께 자기가 할 수 없는 것을 제안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그는 이 세상의 통치자, 임금이었기 때문에 그러한 능력이 있었다.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이 세 가지 유형의 시험에 속는다. 하나의 시험을 이기더라도 다음 단계의 시험에는 지고 만다. 마귀가 제안하는 것은 모두 눈에 보이는 세상에 관한 것으로 육신에게는 꿀이지만 영혼에게는 독약이다.
    첫 번째 육체를 위한 빵 시험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영혼을 위한 말씀의 빵이다. “기록된바, 사람이 빵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마 4:4). 두 번째 인생의 프라이드, 자랑에 대한 시험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태도로 이길 수 있다. “기록된바, 너는 주 네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마 4:7). 세 번째 눈에 보이는 세상의 명예와 권세에 대한 유혹은 올바른 하나님 경배를 통해서 이길 수 있다. “기록된바, 너는 주 네 하나님께 경배하고 오직 그분만을 섬길지니라.”(마 4:10).
    주님께서 세 번의 시험을 대응하신 내용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주님께서는 모두 이미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인용하셔서 마귀의 시험을 물리치셨다. 말씀은 성령의 검으로 마귀를 공격하는 강력한 무기다(엡 6:17). 예수님은 하나님이시므로 굳이 기록된 성경말씀을 인용하시지 않아도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은 모두 생명의 말씀이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에게 우리의 적들의 유혹을 이길 수 있는 확실한 답을 본으로 보여주셨다. 우리는 이미 계시된 말씀으로 모든 세상의 유혹을 이길 수 있다. 우리가 인생의 삶 속에서 시험에 빠지는 것은 시험이 올 때에 단호히 말씀을 적용하지 못하고 세상의 말이나 가르침으로 대응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님과 다른 점은 하나님의 말씀을 굳게 붙들고 마귀를 대적해야 하지만 우리는 주님의 도우심이 필요함으로 반드시 기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엡 6:18-19).
     
   마귀가 예수님께 제시한 세 가지 유혹은 사도 요한이 계시해준 세상에 있는 세 가지 항목과 비슷하다. 이것이 세상에 있는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인생의 자랑”이다(요일 2:16-17)(*누가복음에 기록된 시험의 순서와 같다). 마귀가 에덴동산에서부터 사용한 전략과 전술은 변하지 않는다. 육을 부추기고 영혼은 죽이는 것이다. 이브와 아담이 이 유혹에 속은 것이다. 마귀는 예수님께 세상 왕국의 통치자가 되게 하겠다고 했고, 이브에게는 신들과 같이 된다고 속였다(창 3:5). 또 그는 예수님께 돌을 빵으로 만들어 먹으라고 했고, 이브에게는 금단의 과일을 따 먹으라고 했다. 또 그는 예수님께 성전꼭대기에서 뛰어내려도 죽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이브에게는 하나님께서 금하신 열매를 먹어도 죽지 않을 것이라고 속였다. 마귀가 지금도 사람들을 유혹하는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인생의 자랑”은 사람들의 육신을 즐겁게 하지만 곧 사라지게 될 것들이다. 그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함께 사라지게 된다. 영원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고 그 말씀을 따라 사는 사람들이다. 말씀에 따라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들은 영원토록 거한다(요일 2:17).
<다비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