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마 5:1 “그분께서 무리들을 보시고 산에 올라가 앉으시니 그분의 제자들이 그분께 나아오매”( And seeing the multitudes, he went up into a mountain: and when he was set, his disciples came unto him:) / 눅  6:17 ”그분께서 그들과 함께 내려오사 평야에 서시니 그분의 제자들 일행과 또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자기들의 병을 고치려고 온 유대와 예루살렘과 두로와 시돈의 해안 지방에서 나온 백성의 큰 무리도 함께하더라.“(And he came down with them, and stood in the plain, and the company of his disciples, and a great multitude of people out of all Judaea and Jerusalem, and from the sea coast of Tyre and Sidon, which came to hear him, and to be healed of their diseases;) → <주장> 예수님께서 설교하신 곳은 산인가? 평야인가? 두 기록 중에 하나는 잘 못된 것이 아닌가?

◈ 우리가 흔히 ‘산상수훈’(山上垂訓) 혹은 ‘산상보훈’(山上寶訓), ‘산상설교’(山上說敎)라하면 주님께서 산(山)에서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교훈으로 알고 있는데 누가(Luke)는 산 대신 평야에서 가르치신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모순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두 성경 기록을 잘 살펴보면 제기된 문제의 답을 찾을 수 있다.
   마태복음에 의하면 예수님께서 무리들을 보시고 산으로 올라가셔서 거기에서 그분의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나 누가는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와 평야에서 제자들을 포함한 큰 무리의 사람들에게 말씀을 하신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두 성경 모두 주님의 훈계 다음에 이어서 로마 백부장의 종을 치료하신 사건을 기록하고 있고(마 8:5-13 / 눅 7:1-10), 마태복음과 같이(마 5:1) 누가복음도 산에 대한 기록이 있다는 점(눅 6:12-16) 등을 감안하면 두 기록은 연속선상의 사건으로 보인다. 두 기록을 연결하면 다음과 같은 파노라마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무리가 다가오는 것을 보시고 제자들을 데리고 산에 올라가서 그 곳에서 8복을 비롯한 산상수훈(마 5~7장)을 하신 뒤 산에서 제자들과 함께 내려오셨다. 마태의 기록에 의하면, 주님께서 산상수훈을 마치시고 산에서 내려오시니 큰 무리가 그분을 따르기 시작했다(마 8:1). 누가의 기록에 의하면, 주님께서 산에서 평야로 내려오시니 거기에 큰 무리가 있었는데(눅 6:17), 예수님께서 큰 무리와 함께 있던 제자들을 다시 가르치셨다(눅 6:20-49). 이 때 가르치신 것은 산에서 제자들만 있을 때 가르치셨던 내용과 비슷하지만 똑 같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평야에서 가르치신 것은 산에서 가르치신 내용의 반복과 보완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산에서는 8복을 말씀하셨지만(마 5:1-12), 평야에서 가르치실 때는 4복과 4화를 가르치셨다(눅 6:20-26). 평야에서 가르치신 것은 다분히 제자들을 둘러싸고 있던 큰 무리들을 염두에 두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실제의 상황이었다면, 예수님은 산위에서 한 번, 그리고 산 아래 평야에서 또 한 번 모두 두 번 가르치셨는데 마태는 산에서 가르치신 내용만 기록한 것이고, 누가는 평야에서 가르치신 내용만 기록한 것이다.        
     이러한 접근법에 동의하지 않고 여전히 두 기록은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주장의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사복음서는 시간적으로 기록된 것도 있지만 모든 기록이 연대기적인 순서에 의해 기록된 것은 아니다’라는 점이다. 주님께서 산에서 평야에 내려오셔서 고통 받는 사람들을 고치신 내용이 기록된 누가복음 6:17~19절과 예수님께서 4복 4화를 비롯한 다른 교훈들을 가르치신 누가복음 6:20절 이하의 말씀이 시간적으로 반드시 순서에 의해 기록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님께서 누가복음 6:20~49절의 말씀을 선포하신 곳이 평야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누가의 기록도 마태의 기록과 같은 산상수훈인데 다만 마태와 누가는 동일한 산상수훈을 서로 다른 시각, 다른 방향으로 기록한 것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사복음서의 내용이 모두 연대기적, 순서적으로 기록되지 않았다는 점이 사복음서의 내용을 순서적으로 정리하기 어렵게 하는 점이고, 이것이 사복음서의 기록이 서로 모순되게 보이게 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상기의 논리에도 불구하고, 마태복음의 기록과 누가복음의 기록은 내용은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두 사건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한 분석으로 보인다. 주님께서 어떤 주제를 반복해서 가르치신 경우가 자주 있다. 다시 가르치실 때 처음과 글자 하나, 단어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반복하시지 않고 그 때의 상황과 장소에 따라 변화를 주셨다. 사람 설교자도 마찬가지로 동일한 주제를 반복해서 말할 때 조금씩 변화를 준다. 변화를 주려는 의도가 없어도 처음에 말한 것과 글자 하나 똑같이 할 수는 없다. 이런 배경을 모르면 얼핏 모순처럼 보이는 성경기록에 대한 의심을 갖게 된다(예. 마 10:29, 눅 12:6). 그러나 예수님께서 12제자를 임명하신 것은 두 번 반복하실 수 없는 사건이다. 마태복음의 산상수훈(마 5~7장)은 예수님께서 12제자를 임명하시기(마 10장) 이전의 사건이고, 누가복음(6:17-37)의 평야수훈은 12제자 임명(눅 6:13-16) 뒤의 사건이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산위에서 가르치시고 또 비슷한 내용을 평야에서도 다시 가르치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위에서 두 사건을 연속선상에 놓고 종합적인 그림을 그려봤지만 두 사건사이에 시간상으로 얼마나 간격이 있는지 또 어떤 다른 사건이 끼어 있었는지 알기는 어렵다. 공관복음 내용을 연대기적으로 정확히 재구성하여 하나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러한 공관복음의 난해한 특성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성경기록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사실에 의심을 제기한다. 그러나 인간의 머리로는 하나님의 말씀을 모두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 사람의 두뇌와 논리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성경이 하나님의 참된 말씀이라는 진리를 변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다 이해하든 이해하지 못하든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진리이다.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다르니라. 주가 말하노라. / 하늘들이 땅보다 높음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사 55:8-9)

“아버지의 진리로 그들을 거룩히 구별하옵소서. 아버지의 말씀은 진리이니이다.”(요 17:17)

<다비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