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마 27:5-7 “유다가 그 은들을 성전에 내던지고 떠나가서 스스로 목을 매니라. 수제사장들이 그 은들을 거두며 이르되, 그것은 피 값이므로 그것들을 성전 보고에 넣어 두는 것은 율법에 어긋난다, 하고 의논한 뒤에 나그네들을 묻기 위해 그것들로 토기장이의 밭을 샀으니”(And he cast down the pieces of silver in the temple, and departed, and went and hanged himself. And the chief priests took the silver pieces, and said, It is not lawful for to put them into the treasury, because it is the price of blood. And they took counsel, and bought with them the potter's field, to bury strangers in.) / 행 1:18-19 “이제 이 사람이 불법의 대가로 밭을 산 뒤 거꾸로 떨어져 한가운데가 터졌고 그의 모든 창자가 흘러나오매 그 일을 예루살렘에 거하는 모든 사람이 알게 되어 그 밭을 자기들 고유의 말로 아겔다마라 하니...”(Now this man purchased a field with the reward of iniquity; and falling headlong, he burst asunder in the midst, and all his bowels gushed out. And it was known unto all the dwellers at Jerusalem; insomuch as that field is called in their proper tongue, Aceldama...) → <주장> 유다의 죽음에 관해 성경은 서로 모순되게 기록하고 있다. 목매어 죽은 것인가, 배가 터져 죽은 것인가? 또 유다가 밭을 산 것인가, 수제사장들이 산 것인가? 두 성경기록 중에 어느 것이 맞는 것인가?

◈ 주장하는 내용처럼 유다의 죽음에 관하여 상반되는 것처럼 보이는 두 가지 기록이 있다.

첫째, 마태복음은 유다가 자살하였고, 누가가 기록한 사도행전은 거꾸로 떨어져 배가 파열되어 죽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두 기록은 서로 모순이 아니라 상호 보완내용이다. 유다는 양심에 큰 가책을 느껴 나무에 목을 매었는데 높은 나무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자신의 목을 나무에 매달았던 줄이 끊어졌거나 매달린 나무의 가지가 찢겨 땅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 때 거꾸로 머리가 떨어져 배가 충격을 받아 파열된 것으로 보인다. 마태는 유다의 자살을 일반적으로 기록한 것이고, 누가는 유다가 겪은 불행의 끝 부분을 세밀하게 기록한 것이다.

두 번째, 피 밭을 누가 샀는가의 문제는 실제 그 밭의 대금을 치루고 구입한 사람이 누구며, 밭을 살 수 있는 돈이 누구로부터 나왔는가의 차이점이다. 사도행전은 단순히 유다가 불의한 행동으로 번 돈의 출처를 말한 것이고, 마태는 그 돈으로 밭을 직접 구입한 사람에 중점을 두고 기록한 것이다. 밭을 구매하는 거래는 수제사장들이 하였지만 구매자금은 유다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이 사람이 불법의 대가로 밭을 산 뒤..”(행 1:18)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 가룟 유다는 신비한 인물이다. 예수님께서 가룟 유다를 12제자중의 한 제자로 택하시고 복음을 전하라는 명령을 주신 것, 그리고 유다가 그 명령을 받고 다니며 복음을 선포한 것도 신비한 일이다(눅 9:1-6). 그러나 주님은 처음부터 그의 정체를 알고 계셨다. 그는 주님을 따른 것이 아니라 자신의 탐욕을 채워줄 수 있는 돈, 재물을 따른 가짜 제자였다(cf. 요 12:6). 그는 처음에는 주님을 믿고 생명을 얻은 제자였다가 나중에 타락하여 구원을 잃어버린 사람이 아니라 처음부터 거듭난 적이 없는 가짜 신자였다. 한 사람의 영적인 정체는 최종적으로 자신의 호흡이 끝날 때 드러난다. 사람의 마음속을 다른 사람은 들여다 볼 수 없다. 다만 그 사람이 입으로 하는 신앙고백과 삶의 열매를 통해서 미루어 아는 것뿐이다. 다른 11제자들도 유다가 로마 병정을 데리고 예수님을 잡으러 겟세마네 동산에 나타나기 전까지 그의 정체를 몰랐다. 이 사건을 통하여 주님께서 우리 성경 신자들이 얻기를 원하시는 영적 교훈이 있다면 무엇일까?

첫째, 회개와 후회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유다는 그의 스승을 은 30개로 팔아먹은 후 양심에 가책을 받아 돈을 제사장들에게 되돌려주고 자살을 하였다. 마지막에 그는 자신의 행위를 뉘우치고 회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가 뉘우쳤지만 그의 후회(後悔)는 성경적인 회개(悔改,repent, repentance)는 아니었다. 후회와 회개의 차이는 하늘과 땅, 천국과 지옥의 차이다. 후회는 자신의 행동, 상태에 대해 뉘우치고 슬퍼하는 것이고, 회개는 사람이 자신의 행동과 상태를 뉘우치고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 거기서 떠나 하나님께 돌아가는 것이다. “유대인들과 그리스인들에게 하나님을 향한 회개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을 증언하였노라.”(행 20:21, cf. 행 26:18)). 회개는 죽은 행위로부터 돌아서서 하나님께 돌아가는 믿음이 바로 회개다(히 6:1). 어떤 사람이 과거를 뉘우치고 선한 사람으로 개과천선(改過遷善)하였다고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은 아니다. 영원한 생명은 하나님 곧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다는 후회로 끝내지 말고 회개했어야 했다. 곧 그는 양심에 찔려 괴로웠을 때 불의의 돈 은 30개를 제사장에게 돌려주고 자신이 팔아버린 예수님께 돌아가 용서를 빌었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주님께 돌아가는 대신 자신의 생각을 의지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였다. 가룟 유다는 후회는 하였지만 하나님께 돌아가는 대신 자신에게로 돌아감으로서 회개에 이르지 못했다(cf. 마 19:16-22 “그 청년이 많은 소유를 가졌으므로 그 말씀을 듣고 근심하며 가니라.”/ 막 10:22 “...슬퍼하며 근심하며 가니라”). 인간의 죄 문제는 자살한다고 해결 될 수 없다. 후회는 자신의 생각을 최후로 의지하지만, 회개는 하나님 앞에서 완성된다. 하나님께 나아가면 어떤 문제도 해결 받을 수 있다. 유다는 세상적인 의미의 후회는 했지만 성경적인 회개는 하지 않았다.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근심[경건한 슬픔, godly sorrow]은 회개를 이루어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구원에 이르게 하거니와 세상의 근심은 사망을 이루느니라.”(고후 7:10). 슬프고 슬픈 이야기다. 이 세상에 이런 상태에 머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둘째, 가룟 유다의 사건은 복음이 생명이 되는 과정의 중요성을 상기시켜준다. 어떤 사람에게 복음이 전해질 때, 입으로 믿음을 시인하기 전에 그 믿음이 진정한 마음에 이루어져야 구원의 생명이 된다. 복음은 마음과 입 모두 관계가 있다. 마음은 볼 수 없고 말할 수 도 없기 때문에 복음은 입으로 시인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입으로 믿음을 고백하기 전에 먼저 마음에서 영적인 역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 말씀이 네게 가까이 있어 네 입에 있으며 네 마음에 있느니라, 하였으니 곧 우리가 선포하는 믿음의 말씀이라. / 곧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주 예수님을 시인하고 하나님께서 그분을 죽은 자들로부터 살리신 것을 네 마음속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으리니 /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롬 10:8-10).

셋째는, 가룟 유다 사건은 인생에서 재물의 의미와 돈을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 오는지를 상기시켜준다. 유다는 구원자이신 예수님께서 자신 가까이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재물욕 때문에 끝내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했다. 돈이나 재물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성경은 자신의 부를 선하게 사용한 아리마대 요셉, 니고데모, 그리고 바나바와 같은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돈 자체는 악이 아니지만 돈을 사랑하는 것은 악이 된다(딤전 6:10 “돈을 사랑함이 모든 악의 뿌리이니 어떤 자들이 돈을 탐내다가 믿음에서 떠나 잘못하고 많은 고통으로 자기를 찔러 꿰뚫었도다.”). 가룟 유다처럼 한 번 재물에 사로잡히면 그 위력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 그리스도인들은 무엇보다 자족하며 감사하는 삶이 요구된다(딤전 6:5-8). 하나님으로부터 복을 받아 자신이 “부유한 자들” 속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겸손한 마음으로 재물 대신에 재물의 원천이 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자신의 재물을 선하게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딤전 6:17-19). 우리가 영적이든 물질적이든 이 땅에서 누리는 모든 것은 하나님 아버지로부터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약 1:14-17). <다비드>